박대연 회장
임우선·산업부
20일 티맥스오에스가 PC용 ‘토종’ OS인 ‘티맥스OS’를 공개했다. 티맥스오에스는 국산 소프트웨어개발사(史)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회장(60)이 세운 회사다. 야간 상고 출신으로 은행 전산실에서 근무하다 30대에 뒤늦게 미국 유학길에 올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귀국해 티맥스소프트를 창업하고 KAIST 교수로도 일한 개발자다.
티맥스오에스의 존재 목적은 명확하다. 점유율 98%로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와 대적할 국산 OS 개발이다.
임우선·산업부
하지만 티맥스소프트는 미들웨어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부문에서 갖추고 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라클 등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선전하며 3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그러자 박 회장은 지난해 다시 티맥스오에스를 창업해 PC용 OS 개발에 나섰다. 끊임없이 개발자를 채용해 180여 명의 개발팀을 꾸렸다. 국내엔 사실상 PC용 OS를 개발해 본 ‘경력’이 있는 개발자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신입사원들이었다고 한다.
티맥스OS가 얼마나 기술적으로 괜찮은지, 과연 시장에서 성공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전문가들조차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실제 티맥스OS는 이날 시연 도중 컴퓨터가 다운돼 행사 참가자들 사이에서 ‘2009년 흑역사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나왔다. 하지만 제품의 완성도나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떠나 박 회장의 국산 OS를 향한 열정과 집념만큼은 높이 사고 싶다. 국가도, 1등 기업도 하지 못한 도전을 실패를 이겨내고 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사건이다. 도전이 있어야 성공도 있다.
임우선·산업부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