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4·13표심/야당]
민동용·정치부
원내 제1당이 된 더민주당에서는 정 의원의 발언에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 당선자는 “정말 웃긴 사람이다. 선거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내부에다 총질을 하려고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더민주당이 예뻐서 찍어준 게 아니라 여당이 잘못하니까 야당에 표를 줬다는 사실을 벌써 망각한 것 아니겠느냐”는 탄식도 나왔다.
민병두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더 오만한 ‘놈’을 심판한 선거”라고 규정했다. 민 의원은 “호남에서는 더 오만한 더민주당을, 수도권에서는 더 오만한 새누리당을 유권자가 심판했다”며 “국회권력을 쥐었다고 오만한 행태 보이지 말고, 경제적으로 유능한 수권정당으로서의 안정감을 보이라고 더민주당에 요구한 것”이라고 선거 결과를 풀이했다.
당 일각에서는 현 상황을 2004년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제1당이 된 열린우리당 때와 비교한다. 한 중진 의원은 “그때처럼 ‘탄돌이’(탄핵 바람으로 당선된 초선 108명)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까딱 잘못하면 당시의 우를 되풀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정체성, 계파, 선명성을 강조하던 ‘탄돌이’들은 민생과 큰 상관없는 4대 입법에 매달리다 허송세월을 했다. 당시 한 초선 의원은 “군기 잡겠다는 의원들 귀를 물어뜯어 버리겠다”고 했다. 그 후 열린우리당은 대선을 비롯한 모든 선거에서 졌다.
민동용 정치부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