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은행법 처리 가물… 인터넷은행 ‘먹구름’

입력 | 2016-04-15 03:00:00


13일 총선 결과 20대 국회가 16년 만의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로 결정됨에 따라 정부의 금융개혁 추진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은산(銀産)분리 완화를 위한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모양새다.

현행 은행법은 은산분리 규제에 따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비롯한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최대 10%,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4%까지만 보유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이 지분한도를 50%까지 풀어주는 내용으로 지난해부터 법 개정을 추진해왔지만 아직 야당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국회에서 마지막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지만 19대 국회 임기 내(5월 29일) 법안 통과 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정무위원회의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물러설 뜻을 보이지 않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은행법 개정안이 폐기될 경우 ‘공’은 20대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여소야대 구도에서 정부 안대로 은행법 개정이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참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계속 반대 의사를 보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선자의 면면을 보면 20대 국회 정무위도 야당의 입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법 개정안과 같이 예민한 법안의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법이 끝내 개정되지 않으면 카카오와 KT는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로 올라서지 못하고 지분 4%의 단순 주주로만 참여해야 한다. 결국 이들이 컨소시엄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혁신적인 서비스를 구상하기가 힘들어지면서 금융과 ICT의 융합이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본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추진하는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뜩이나 금융노조가 성과주의에 거세게 저항하고 있는데 여소야대 정국이 되면서 노조의 반발수위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성과주의를 둘러싼 금융권 노사의 산별 교섭은 7일에 이어 14일에도 또다시 무산됐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