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제 인천취재본부장
디지털 기술을 동원해 멀리서도 식별할 수 있는 ‘INCHEON’이란 영문 글자를 높이 세우려 하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다. 원래 채석장이기 때문에 아직도 깨진 돌 등이 흘러내리고 있는 상황인데 대형 입간판을 세울 경우 안전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규정에 따라 채석장에서는 구조물 신축이 어렵고 관광객 출입도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의 눈길을 끌 만한 ‘인천 관광상품’이 마땅치 않자 송도석산 개발이 강행되고 있다. 최근 이곳에는 영화 ‘인천상륙작전’ 촬영을 위해 진격 명령이 내려진 팔미도등대(국내 최초 등대) 모형이 설치되기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는 인천관광공사 직원은 이런 광경에 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2년 전 종영됐지만 여전히 인기를 구가하는 별그대는 한류문화를 이끈 드라마 ‘대장금’과 ‘겨울연가’에 버금가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텐데 송도석산에 대한 외부 치장보다 탐방로 등 관광객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 투자가 더 시급합니다.”
인천시는 지난해 8월부터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인천을 스토리텔링할 관광상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월미도 전통공원, 차이나타운, 송도 센트럴파크, 인천아트플랫폼이 관광코스인데, 중국인 관광객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립박물관에는 별그대 드라마에 등장했던 전지현의 비녀뿐만 아니라 송, 원, 명 등 중국 3대 왕조시대에 제작된 대형 종 3개가 전시돼 있다. 인천시는 치맥 파티와 같은 반짝 아이디어도 좋지만 박물관 투어, 공연전시 프로그램 등 인천에 뿌리를 둔 한류문화 관광상품 개발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박희제 인천취재본부장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