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복제약 ‘램시마’ FDA 판매 승인
○ 한국 바이오시밀러 첫 미국 진출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51)은 6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9년 셀트리온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5일(미국 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며 “올해 4분기(10∼12월) 램시마 판매를 시작으로 10년 내에 연매출 10조 원을 올리는 세계 10대 바이오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 미국 20조 시장에 도전장
당초 FDA는 자국의 의약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에서 생산된 바이오시밀러 시판을 승인하는 데에 소극적이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의료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FDA가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시장 판매를 승인한 것은 지난해 3월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 계열 산도스의 바이오시밀러인 ‘작시오’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미국에서 올해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램시마의 미국 진출을 국내 바이오 업계 해외 진출의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LG생명과학, 대웅제약 등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이미 뛰어들었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업체들은 5개 바이오시밀러(6개 품목)의 국내 판매 허가를 받았으며 12개 바이오시밀러가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아 개발되고 있다.
○ 서정진 회장, 램시마로 ‘샐러리맨 신화’ 돼
램시마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60)을 월급쟁이에서 대기업 총수로 발돋움하게 했다. 셀트리온은 1일 벤처기업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삼성전기에 입사한 서 회장은 1985년 공공기관인 한국생산성본부로 이직했다. 여기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의 인연으로 34세의 나이에 대우그룹 임원이 됐다. 하지만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직장을 잃었다. 그리고 3년 뒤인 2002년에 차린 회사가 셀트리온이다. 서 회장은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가 2013년부터 만료된다는 사실을 알고 바이오 의약품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 탄생한 것이 램시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이외에도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림프종 치료제 ‘트룩시마’의 유럽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올해에는 미국과 유럽에 유방암 치료제(허쥬마)의 허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류머티즘 바이오시밀러 치료제(CT-P17)와 대장암 바이오시밀러 치료제(CT-P16)의 임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