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홍성용. 사진제공|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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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감독의 조언으로 투구폼 변화
스피드보다는 제구력, 볼끝 힘 실어
시속 140㎞ 고정관념 버리면서 변화
kt 왼손투수 홍성용(30)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디어데이에서 조범현 감독에게 특별한 선택을 받았다. 한 팬이 ‘사위 삼고 싶은 선수’를 물었고, 조 감독은 홍성용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는 “워낙 시련의 시간을 많이 겪었고, 평소 생활이나 야구하는 걸 보면 좋은 선수로 성공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목을 받은 홍성용도 놀랐다. 그는 지난해 6월 외야수 오정복과 함께 2대1 트레이드로 NC에서 kt로 이적했다. 함께 한 시간이 많지 않음에도 조 감독은 홍성용의 성실성을 높게 샀다. 홍성용은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그저 열심히 하고, 야구장에 나오면 집중하는 것뿐이다. 또 혼자 운동하는데 익숙하다보니 남들보다 먼저 나와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곤 하는데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머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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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용의 장점은 독특한 투구폼이다. 다른 투수들과 달리 상체와 팔을 주로 쓰는 탓에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장점이 있다. 수년간 시행착오 끝에 만든 폼이지만 홍성용은 안주하지 않고 또 한 번 변화를 꾀했다. 조범현 감독의 애정 어린 조언 때문이었다.
홍성용은 “감독님께서 먼저 말씀해주셨다. 장기레이스에서 그렇게 계속 던지면 팔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면서 팔을 돌려서 원심력을 이용해보자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손을 글러브에서 빼 위로 향할 때 기존 폼보다 팔을 돌려 힘을 덜 쓰는 것이다.
예전보다 하체를 많이 쓰면서 하체 중심이동으로 공에 힘을 싣는 작업도 같이 했다. 그렇게 투구폼을 바꾸자 볼끝에 힘이 더 생기는 효과를 얻었다. 홍성용은 “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제구력과 볼끝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제구나 볼끝 모두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성용은 NC 시절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기술적인 변화 외에 정신적인 변화도 있었다. 그는 “NC에서 뛸 때만 해도 ‘투수는 140㎞ 이상 던져야 산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보여줘야한다는 생각에 조급함이 앞섰다. kt에 온 뒤로 감독님과 정명원 코치님께서 단점보단 장점을 더 살리자는 말씀을 해주셨다. 마음이 편해지니 결과도 좋아졌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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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