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또 하나의 배우, 무대]뮤지컬 ‘마타하리’

입력 | 2016-04-05 03:00:00

무대 제작비만 100억 원 투자… 3층 구조의 ‘물랭루주’ 세트 압도적




100억 원가량의 제작비를 들인 뮤지컬 ‘마타하리’의 무대. 1900년대 파리 물랭루주의 발코니 극장을 재현했다. 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무대가 작품을 압도했다.”

요즘 공연계에서 압도적인 무대 세트와 세련된 무대 메커니즘으로 화제가 되는 작품은 단연 뮤지컬 ‘마타하리’다.

마타하리 무대 세트는 5t 트럭에 실을 경우 총 78대를 가득 채울 만큼의 거대한 규모다. 무대 제작에는 작품의 총 제작비 125억 원의 80%인 100억 원가량이 들었다. 이는 마타하리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의 전작 중 무대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들었다는 ‘엘리자벳’의 3배에 이른다.

마타하리 무대 장치 중 핵심적인 세트는 ‘물랭루주’와 ‘처형장’이다. 이 작품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오필영 감독은 “마타하리의 삶과 인물의 정서를 이야기하는 데서 그의 삶의 무대였던 물랭루주와 죽음의 무대인 처형장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무희 마타하리의 화려한 삶을 담은 3층 구조의 물랭루주 세트는 작품을 대표하는 무대다. 물랭루주의 발코니 극장을 재현한 세트는 가로 2.5m, 세로 7.7m의 원통형 구조물(사각 틀 안에 360도 회전하는 원통형 무대 설치) 14개로 이뤄졌다. 원통의 절반은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된 극장의 발코니 석으로, 반대쪽으로 돌리면 군인들의 전쟁터가 펼쳐져 반전의 맛을 살렸다.

1막 첫 장면과 2막 마지막 장면에서 마타하리가 홀로 서 있는 처형장 세트는 무대 뒤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입체적인 ‘길’ 형태로 이뤄졌다. 죽음의 순간에 선 마타하리가 자신이 걸어온 삶을 되짚어보는 장면이란 점에 착안한 오 감독의 아이디어다. 처형장 세트는 23m의 무대 깊이를 자랑하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을 100% 활용해 입체적인 깊이감을 만들어냈다.

마타하리는 이 같은 세트를 활용해 총 52회의 장면 전환을 이룬다. 무대감독이 2시간 30분 러닝타임 동안 내리는 세부적인 무대 전환 큐 사인이 195회에 이른다. 또 보통 뮤지컬에서 ‘크루’ 스태프들이 무대 세트를 수동으로 이동시킨 것과 달리, 마타하리 무대는 29대의 오토메이션(전자동) 기기로 작동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