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스포츠동아 DB
그로부터 1년 만인 올해 ANA인스퍼레이션에서 리디아 고는 극적인 역전 드라마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는 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에서 끝난 이 대회에서 마지막 18번 홀(파5) 버디에 힘입어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39만 달러. 지난해 에비앙챔피언십에 이어 2연속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리디아 고는 대회 전통에 따라 18번 홀 그린 옆에 있는 ‘포피의 연못’에 어머니, 언니 등과 뛰어들며 자신의 팔로 하트 모양을 그렸다.
올해 초 인터뷰에서 “나이를 한 살 더 먹어 최연소 기록을 세우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던 리디아 고는 최연소(18세 11개월 10일) 여자 메이저 2승 기록을 갈아 치웠다. 종전 기록은 박세리의 20세 9개월. 남자 선수로는 톰 모리스 주니어가 1869년 18세 4개월의 나이로 브리티시오픈 2연패를 차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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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는 “18번 홀에서 202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투온을 하려했는데 캐디 제이슨 해밀턴이 해저드를 넘기는 위험한 투온 공략 대신 끊어가는 전략을 권했다. 이 조언을 받아들인 것도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이 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레이업을 한 뒤 핀까지 88야드를 남기고 샌드웨지로 공을 핀 50cm에 붙여 버디를 낚았다. 이날 리디아 고의 그린적중률은 1~4라운드 가운데 가장 낮은 66.7%였지만 퍼팅 수는 27개로 가장 적었다.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너머 러프에 떨어져 아쉬움을 남긴 전인지는 한 달 만의 복귀 무대를 1타차 공동 2위로 마치며 부활을 예고했다. 전인지는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큰 수확이다. 리디아는 오늘 최고였다. 침착했고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훌륭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