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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00] 한국판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창의적 인재 양성

입력 | 2016-04-04 10:56:00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은 제작비 지원과 전문가 멘토링 등을 통해 학부생이 주도하는 독립적인 졸업 창작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 여학생이 가상현실(VR) 헤드 셋을 사용해 자신이 제작중인 콘텐츠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판 스티브 잡스를 꿈꾸며

세종대왕, 레오나르도 다 빈치, 스티브 잡스.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강한 열정과 끊임없는 호기심, 도전 정신을 지닌 혁신가이자 융합형 인간이었다는 것이다.
서강대학교 지식융합학부의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은 ‘한국판 스티브 잡스’를 꿈꾸며 2012년 개설했다. 학문 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인문학과 예술(디자인), 컴퓨터공학을 융합한 새로운 전공이다.

학과장인 김주섭 교수는 “우리 학과의 슬로건은 ‘상상, 그 이상의 창조(Creation, beyond Imagination)’다. 혁신적인 것을 상상할 수 있는 감수성을 기르고 구현하기 위해 예술적 표현 능력과 첨단 테크놀로지 활용 능력을 두루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융합적 접근만이 첨단 문화산업의 기획, 디자인, 제작 등 전 분야에 걸쳐 협업 능력이 뛰어나고 시야가 넓은 리더급 인재를 키워낼 수 있다”고 밝혔다.

문화산업 관련 대부분의 학과들은 특정 분야에 한정된 전문인을 길러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의 교육목표는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창의적이며 유연한 인재 양성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전문성은 시간을 들이면 혼자서도 쌓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창의성과 유연성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 폭넓은 지식을 접하며, 융합적 프로젝트를 수행해야만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개인의 적성과 재능을 길러주는 전문성 교육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주입식 강의가 아닌 프로젝트 기반의 과제 해결 중심 교육(Learning by Doing)과 현장 전문가 멘토단은 학생 개개인이 전문성을 기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넓게 보는 시야를 길러주되 자신만의 날을 가진 T자형 인재 양성이 이 학과의 최종 목표다.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에 관심이 있는 고교생, 학부모 등을 초청하는 전공 홍보 행사인 ‘오픈하우스’ 참가자들.


교육과정은 세 단계다. 첫 단계는 창의성 함양을 위한 과목들로 구성돼 있다. 상상력의 보고인 문학, 역사, 철학 등과 관련된 인문학과 창의성, 스토리텔링, 파운데이션 세미나 등을 반드시 수강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에선 예술/디자인 기초와 컴퓨터 기초 등이 전공필수 과목이다. 드로잉, 디자인, 사운드, 비주얼 스토리, 디지털 패브리케이션(3D 프린팅 등), 크리에이티브 컴퓨팅, 프로그래밍 인터랙티비티, 미디어 알고리즘 등이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인 전공 선택 과목으로는 첨단 문화산업 분야별 강의가 개설돼 있다. 모바일 스튜디오, 웹 스튜디오, 이머시브 미디어 스튜디오, 미디어 아트 스튜디오, 3D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게임 스튜디오, UI/UX 디자인, 라이브 퍼포먼스 스튜디오, 컴퓨터 그래픽스, 3D 모델링 스튜디오, 사운드 디자인 등 다양하다. 이를 위한 다양한 첨단 시설과 기자재를 갖추고 있다.

2016년도에 첫 졸업생을 배출한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은 모든 과목이 기획부터 제작까지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프로젝트 기반 교육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전에 투입돼 곧바로 활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트 디렉터,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 디렉터, 첨단 미디어 콘텐츠와 제품 및 서비스 구현을 위한 디지털 아티스트, 소프트웨어 개발자, 프로젝트 매니저, 뉴미디어 아티스트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학부생이 각종 외부 경연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의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다.
한 예로, 학부 내 행사인 Imagination Start-up Idea Contest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2개 팀 ‘WOOZU’와 ‘GIFTO’는 2015년 KOTRA 실리콘밸리 K·Move 교육 연수를 다녀왔다. 그 2개 팀은 서울대, 연세대, 포스텍 등 학부, 석사, 박사로 이루어진 총 8개 팀이 출전한 KOTRA 창업캠프 경연대회에서도 나란히 1, 2위에 오르며 부상으로 KOTRA의 지원을 받아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한 김준하 씨(3학년), 김주섭 교수, 박채린 씨(4학년·왼쪽부터).


이 학과는 정원 30명 전원을 수시로 선발하는 게 특징이다. 내신 성적도 중요하지만 지원자의 열정과 창의성, 실행력의 증거인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 그리고 면접 등 다면적 평가가 당락을 좌우한다. 이전에 나왔던 면접 질문을 살펴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한 화가가 아름다운 여인을 그리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그림을 보여주며) 그림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스토리텔링 해보시오.’
‘(김홍도의 그림 ’씨름‘을 보여주며) 제시된 작품을 새로운 콘텐츠로 제작하고자 할 때 어떤 기기와 기술을 사용할 것인지 설명하시오. 그리고 원작과 새로운 콘텐츠의 차별성을 설명하시오.’

김 교수는 “대한민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의-인재 특기자 전형 중에서 가장 경쟁률(평균 30 대 1)이 높고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면접의 핵심은 전공에 얼마나 깊은 열정을 갖고 있는지와 더불어 성숙한 사람인지 등 인성적인 측면을 본다. 지원 동기와 자신의 장단점은 단골질문이다”고 밝혔다.

어떤 학생들이 이 학과에 들어오면 좋을까? 한마디로 꿈꾸는 젊은이가 제격이다.
김준하 씨(3학년)는 “고교 때 담임선생님과 미술선생님이 A4용지에 프린트해 주신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 전공 커리큘럼을 보고 한눈에 매료됐다.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것들도 있었고, 그것을 넘어 생각지도 못했던 과목들도 있었다. 그 순간 ‘바로 이곳이야말로 내 꿈을 실현시킬 수 있고 더 큰 꿈을 꾸게 해줄 곳’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2015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실리콘밸리 K·Move 교육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 전공 학생들이 수료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학과의 1기생인 박채린 씨(4학년)는 과감하게 자신의 꿈을 바꾼 케이스다.
“생명공학자가 되고 싶어 고교 때 이과를 선택했으나 더 재미있고, 평생 내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을 찾다가 마침 신설된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을 선택했다. 지난 4년간 공부하면서 ‘새로움’에 대한 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분야를 찾아냈는데, 그것은 뉴미디어 콘텐츠를 기획하고 연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주변 사람들이 ‘왜 미래가 불투명한 새로운 곳에 뛰어들려고 하느냐’고 말렸을 때 불안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이렇게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을 보면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고 잘 이겨낸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이 학과의 강점은 무엇일까. 뭔가 해보고 싶은 것에 맘껏 도전할 수 있게, 학과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매년 열리는 ATC(Art & Technology Conference).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 전시하고 평가받는 행사다. 기획안을 제출하면 지원금이 나온다.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면서,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작품을 보면서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또한 멘토링 데이에는 여러 분야의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진로에 대한 조언을 얻거나 현재 갖고 있는 여러 아이디어들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현업에서 종사하는 ‘고수’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어드바이스를 듣는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행사다.
이 밖에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젝트와 인턴 활동을 지원해, 많은 학생들이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방송계, 문화예술계, IT업계, 출판계 등에서 학생들이 활발하게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1학년 방학 때의 다양한 해외탐방 프로그램은 이 학과의 자랑거리다. 김준하 씨는 이렇게 말한다.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인 Ars Electronica를 참관한 뒤 더욱 폭넓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은 대한민국 크리에이터들의 요람이다. 경계를 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곳을 개척하려는 열정을 지닌 여러분들을 환영한다.”

안영식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