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달수 주연 ‘대배우’
오달수는 ‘대배우’에서 노랗게 물들인 머리에 ‘추리닝’도 아닌 통바지를 입은 후줄근한 차림으로 과거의 자신을 닮은 성필을 연기했다. 카라멜 제공
영화를 채우는 잔재미는 충분하다. 아동극 ‘플란다스의 개’를 공연 중인 극단에서 파트라슈 역할을 맡고 있는 성필(오달수)은 우연히 칸 영화제의 사랑을 받는 깐느박 감독(이경영)의 영화 제작 소식을 듣는다. 한때 극단 선배였고 지금은 국민배우가 된 설강식(윤제문)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성필은 조연 자리를 따내기 위해 강식을 만나려 한다.
성필은 누가 봐도 오달수 본인을 모델로 한 자전적 캐릭터다. 제작사 ‘모모필름’에서 흡혈하는 신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찍는 박 감독과, 모 유명 배우와 자음이 닮은 설강식 역시 모델이 누군지 금방 떠오른다. 이준익 감독, 배우 유지태 등이 영화의 카메오로 등장하고, 한국 영화사의 명연기 명장면을 ‘오달수 톤’으로 재연하는 진풍경까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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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갈래로 나뉜 이야기는 하나로 이어지지 못하고, 결말 부분의 반전 아닌 반전은 억지스럽다. 배우들의 이름값에 답하려고 여러 ‘상업적 요소’를 추가하다 빚어진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볼만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위해 오디션을 보는 배우들의 진솔한 모습이 담긴 엔딩 크레디트 영상이 영화 본편보다 더 진한 감동을 준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힘들 듯하다. ★★☆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