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장 가동률 늘고 재고 줄어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8% 늘었다. 특히 자동차, 통신기기 등 광공업 생산이 3.3% 증가해 2009년 9월(3.7%)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2월 광공업 생산이 증가한 것은 3월 출시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과 G5가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의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는 3월 11일 출시됐다. 전작이었던 갤럭시S6 시리즈가 지난해 4월 10일 첫 판매에 들어간 것보다 한 달 빠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는 휴대전화들을 주로 베트남 공장에서 만들지만 국내 판매물량은 경북 구미공장에서 생산한다. LG전자도 G5를 지난해 G4 때보다 한 달 앞당긴 3월 31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LG전자는 경기 평택공장에서 전략 스마트폰 대부분을 생산하는 만큼 2월의 초도물량 생산이 산업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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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이 늘면서 공장 가동률도 높아졌다. 2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5%로 1월(72.3%)보다 늘었다. 제조업 출하 대비 재고비율도 128.0%로 1월에 비해 0.5%포인트 개선됐다. 제조업 재고 자체는 1월보다 2.1% 늘었지만, 재고가 31.3%나 늘어난 반도체를 제외하면 전체 재고는 줄었다.
○ 제조업 BSI 5개월 만에 반등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제조업의 업황 BSI는 68로 전달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해 10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2월(63)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악화됐다가 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BSI는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3월 들어 제조업 업황 BSI가 크게 오른 것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 제조업체들의 사정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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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여전히 내수 부진(24.6%)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불확실한 경제상황(20.4%), 경쟁 심화(11.4%), 수출 부진(10.3%) 등을 지목했다.
○ 소비자 지갑 아직도 안열려
생산이 늘고 기업의 체감경기도 좋아졌지만, 아직 완연한 봄이 왔다고 보기엔 이르다. 소비자들의 지갑은 여전히 닫혀 있다. 2월 소비동향을 볼 수 있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8% 줄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6월까지 연장되면서 승용차 등 내구재(3.6%)가 늘어난 반면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4%)와 의복 등 준내구재(―2.1%) 소비는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설 명절이 2월 초에 있었기 때문에 명절 소비가 1월에 앞당겨 이뤄지면서 2월 소매판매가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전월보다 6.8%나 줄어들면서 찬바람이 불었다. 두 달 연속 감소한 데다 감소폭도 2014년 8월(―7.3%) 이후 가장 컸다. 특히 반도체 생산을 위한 특수 산업용 기계 투자가 8.3% 줄었다. 당장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보면서도 장기적인 투자는 여전히 꺼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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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장은 “3월에는 자동차 개소세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신형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소비와 투자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세종=신민기 minki@donga.com·정임수·김창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