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이러한 중국은 비록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관련국들(한국 미국 북한)이 긴장 조성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북제재 수위를 더 높이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 핵보다 북한의 붕괴를 더 우려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은 공식적인 표명과 달리 유엔 결의안 이행에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안보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가 북핵보다 더 위협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태에서 중국은 한국과 미국 간 사드 배치 협의가 구체화될수록 대북제재를 사드 배치에 제동을 거는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다. 이것이 겉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걸림돌이 되는 중국의 이중적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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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한 체제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해서 오래 유지되기도 어렵다. 뿌리가 썩은 나무는 아무리 거름을 줘도 결국 죽고 만다. 현재 북한 체제도 뿌리 썩은 나무처럼 토대가 매우 불안정하다. 중국 방식대로 하면 북한의 비핵화는 물론이고 결국 북한 체제 유지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중국은 정세 판단을 잘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과 협력하여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만들 생각은 않고, 오히려 한국을 돌아서게 한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에 많은 기대를 하는 대신에 미국, 일본 및 유럽연합(EU)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이 보다 현실적인 정책이다. ‘세컨더리 보이콧’ 등 양차 차원의 대북제재도 한미일과 EU가 함께 추진하면서 보조를 맞추면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정상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