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대한야구협회 홈페이지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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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한야구협회(KBA)가 결국 ‘관심사병’으로 전락했다. 이제 스스로 항해할 힘과 동력을 잃고 외부의 힘에 의해 관리되는 단체로 지정되고 말았다.
통합 대한체육회는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첫 이사회를 열고 대한수영연맹과 함께 대한야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기로 의결했다. 비리와 내부갈등, 기금고갈 등으로 정상적 조직운영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두 단체는 모든 권리와 자격, 의무를 상실하게 됐다. 아마추어야구를 관장하는 대한야구협회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리고 한국아마추어야구는 어디로 흘러갈까.
● 관리단체 지정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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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단체로 지정되면 당장 정부에서 예산 지원금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이사 이상의 임원은 전원 자동 해임된다. 이들은 앞으로 평생 해당 단체에서 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한체육회 산하 다른 체육단체에서도 이사 이상의 임원이 될 수 없다. 관리단체로 전락한 데 따른 공동책임을 져야한다는 의미다.
야구계는 대한야구협회 김종업 부회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내세워 일단 법정 통합 마감시한인 27일 이내에 통합 회장으로 추대한 뒤 조직을 정비해나갈 계획이었으나 이로써 모든 계획이 물거품 됐다. 김 부회장 역시 이제는 더 이상 대한야구협회 임원이 될 수 없는 신분이 됐다.
● 왜 관리단체로 지정하게 됐나
대한야구협회는 지난해 3월 이병석 전 회장이 사퇴한 뒤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회장 자리를 놓고 선거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아마야구계는 그야말로 복마전을 방불케 했다. 지난해 5월 22일 박상희 회장이 당선돼 취임했지만, 계파간 갈등을 넘어 상호 고소와 고발로 내분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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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야구협회와 아마야구의 향후 운명
이사 이상의 모든 임원이 자동 퇴진하면서 대한야구협회는 이제 조직의 수뇌부가 사라졌다. 대신 대한체육회에서 관리자를 파견해 조직이 정상화될 때까지 협회 운영을 관리하게 된다. 당장 28일 7명의 관리인단이 대한야구협회에 파견돼 사태를 수습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대한야구협회는 한마디로 말해서 돈이 없다. 협회 기금 58억원이 있지만 이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지원 등으로 적립된 기금이어서 손을 댈 수 없다. 사용을 하더라도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 외 전체 기금은 7억8000만원 가량 남아 있지만, 이 역시 야구인들이 모은 돈이어서 함부로 쓸 수 없다. 또한 문체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야구협회에 대한 보조금(2015년 기준 19억원) 지원을 중단한 상태다.
야구계는 어른들의 싸움에 한국야구의 미래인 아마추어야구마저 흔들릴까봐 걱정하고 있다. 이미 19일에 고고야구주말리그가 개막돼 진행되고 있는데, 대회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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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는 이날 대한야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면서 “자체적으로 정상 운영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이사회 보고 후 관리단체 지정을 해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야구원로는 “한국야구의 본산인 대한야구협회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통탄하면서 “차라리 이 기회에 모두 물갈이해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더 이상 어른들의 사리사욕 때문에 한국야구의 미래가 멍들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