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스타가 운영되는 CGV여의도 프리미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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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여의도점에서 지난 21일부터 특별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에스타’ 서비스입니다. 이용시간은 평일 12시부터 13시까지 한 시간 동안이며 이용료는 만 원인데요.
이 소식에 호응을 나타내는 네티즌들이 많았던 반면 “밥을 포기하고 갈 정도인가”, “한 시간이 너무 짧다”, “옆자리에서 코 골면 낭패다” 등의 의견도 있어 직접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24일 11시 20분쯤 티켓부스를 찾으니 직원은 “아직 오픈 전이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이미 두어 명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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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존, 여성존, 커플존 중 선택. 19세 이상만, 혼자서 두자리 차지!
입장권은 현장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19세 이상만 입장할 수 있다.
입장권은 티켓부스에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자리는 남성존,여성존, 커플존 가운데 선택할 수 있으며 옆 자리와 붙여서 선택할 수 없습니다.
바로 옆자리는 비워두어 보다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끔 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관에는 96석이 마련되어 있지만 단체 대관이 아닌 경우 시에스타 이용객은 최대 48명입니다.
차와 헛개수, 이어플러그, 안대, 슬리퍼를 제공하며 담요를 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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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입구에 들어서니 ‘미소지킴이’ 직원이 안내를 도왔습니다. 직원은 “어두우니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자리까지 안내했습니다.
자리에는 슬리퍼와 담요, LED초가 있다
서비스 시작 시간인 12시가 넘었지만 입장이 계속됐습니다. 현장 직원은 “보통 영화와 똑같이 시작 15분까지 입장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12시 15분이 되니 조명이 완전히 소등됐습니다. 어두운 극장에는 은은한 허브향과 함께 새소리를 담은 소리가 작게 울렸습니다.
극장 내 온도는 27도. 직원들이 온도계를 들고 다니며 수시로 체크를 했습니다. 직원은 “사실 일반 극장의 경우 25도로 맞추는데 지난 22일 이용 고객의 ‘온도가 살짝 높다면 더 편하게 쉴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의견에 따라 시에스타 극장의 온도를 올렸다” 고 전했습니다.
▲24일 시에스타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총 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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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슬리퍼 비닐을 뜯는 소리가 들렸고 살짝 코고는 소리가 났지만 휴식에 방해 될 만한 소음은 거의 없었습니다.
직원은 “코를 너무 심하게 골아 타인의 휴식에 방해되는 경우 가서 살짝 깨운다”고 했습니다.
24일 점심, 총 20명이 시에스타를 이용했다.
남성 이용자들은 안대를 착용하고 깊은 잠을 청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여성 이용자는 안대를 아무도 착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옆 자리의 여성은 “열과 함께 스팀이 나오는 안대라 화장 때문에 착용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50분쯤 되자 사람들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은 담요를 수거했습니다.
이날 이용했던 김정현 씨(46ㆍ여)는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한 번 와봤다”면서 “생각보다 잘 쉬었다” 고 전했습니다.
“가격이 적당하냐”는 질문에 그녀는 “차 한잔과 안대, 귀마개, 슬리퍼 등을 생각한다면 만 원은 비싼 금액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CGV가 회사와 가까워 좋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김성수 씨(29ㆍ남)는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친구에게 표를 선물하고 싶을 정도다”면서 실제 직원에게 예매권을 구입할 수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현장 판매만 가능한 서비스기에 예매권은 없었습니다.
그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들어가자마자 5분도 되지 않아 잠이 들었고 직원이 깨울 때까지 푹 잤다”면서 “오늘 저녁 회식이 있는데 아마 내일 점심에도 찾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허모 씨(37)는 회사의 팀 전체를 초대하는 ‘명함 응모 이벤트’에 명함을 넣으면서 “‘점심시간 다 같이 낮잠자러 가자’고 하면 팀장님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정말 궁금하다”며 웃음 지었습니다.
관계자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계속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차 한잔을 마시며 180도 젖혀지는 편안한 쇼파에서 휴식을 취하고 나오면서 ‘가까우면 종종 이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뜯지 않은 귀마개와 안대, 슬리퍼를 보며 ‘이런 것들을 주지 않는다면 가격이 혹시 더 싸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욕심도 스쳤지만 확실히 돈은 아깝지 않았습니다.
CGV는 서비스를 이용한 20명 모두에게 간단한 설문을 받았습니다. 살짝 살펴보니 ‘서비스 이용에 대한 만족도 점수’에서 5점 만점에 4점 혹은 5점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용할 의사가 있는지” 물음에는 스무명 모두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남겼습니다. 불편 사항과 개선점으로는 “극장에서 나오는 새소리가 약간 거슬린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CGV 직원은 “안대와 귀마개 모두 고객의 설문에서 나오게 된 것이다”면서 “비닐 뜯는 소리, 하이힐 소리, 숨소리 등 작은 소음들을 커버하기 위해 새소리를 틀게 된것인데 이 소리가 휴식에 방해가 된다면 다른 소리로 교체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계속해서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개선해 나갈 것이다”고 전했습니다.
CGV 관계자는 “현재까지 약 70명 정도 이용했다”면서 “대부분 서비스에 만족했고 다시 이용하고 싶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에 언급됐던 요금 이야기를 꺼내자 “차와 슬리퍼, 담요값을 제외하고도 안대가 2000원, 이어플러스가 1000원, 헛개수가 2500원이다”며 “아까웠습니까”라고 되물었습니다.
한편 시에스타 서비스는 CGV 여의도점에서만 진행하고 있으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평일에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다른 지점에서의 운영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