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힘찬병원의 착한 의료이야기]
박제언 주임과장
#2. 팔에 상처가 난 소년이 소리를 지르자 로봇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그러면서 “안녕하세요. 전 당신의 개인 헬스케어 동반자입니다”라고 말한다. 로봇은 “10점 척도 중 너의 고통은 어느 정도야”라며 스트레스 정도를 묻고 따뜻하게 안아준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빅히어로’의 장면이다. 의료로봇이 나오는 영화를 볼 때마다 과연 저런 세상이 올까 상상하면 반갑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사실 의료로봇이 도입된 지는 꽤 오래됐다. 로봇팔을 이용하면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정밀한 수술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은 의사를 보조하거나 간호사를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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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식견과 노하우로 수술을 하는 의료진과 달리 인공지능 로봇은 의료기록과 유전 정보 등 데이터를 활용한다. 진단도 빠르고 수술도 즉각적이다. 문제는 예기치 않은 변수가 생겼을 때다.
알파고가 4국에서 한 것처럼 의료로봇이 수술하는 동안 오류를 범했다고 치자.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한다. 의료진은 사고가 나면 즉각 대처하고 차선책을 진행하지만 로봇은 ‘잘못됐다’는 스스로의 인식이 어려워 대처가 안 된다. 의료사고가 나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병원은 수술과 투약만이 아니라 정서적인 교감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환자를 진정시킨 뒤 앞으로의 진행 과정을 알려주는 것도 의료진의 몫이다.
어린이나 노인, 장애인 등 표현을 하기 어려운 환자를 대할 땐 이들의 표정을 읽고 스킨십으로 안정시키기도 한다. 의료진과 환자 간의 믿음과 신뢰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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