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용-할인카드 부정 사용 등… 18일까지 29개 역사서 집중단속 적발 땐 부가금으로 30배 징수
인천교통공사 직원들이 10일 인천지하철 예술회관역에서 부정승차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하루 평균 27만5000여 명이 이용하는 인천지하철은 연간 승객이 1억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인천교통공사 제공
이 여성은 부정승차를 부인하다가 황급히 여자화장실로 들어갔지만 역무원의 설득으로 다시 나와 사무실에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그동안 20여 차례나 남편의 승차권으로 지하철을 공짜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역무원은 “부정승차 행위를 하다가 단속되면 발뺌을 하는 이용객이 많다. 심지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며 막무가내로 윽박지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교통공사가 18일까지 인천지하철이 정차하는 29개 모든 역사에서 부정승차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 인천지하철의 영업손실액이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요금을 내지 않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하철을 타는 이용객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서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하철 요금을 아예 내지 않거나 편법으로 싸게 이용하는 얌체족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공사의 단속에 걸린 부정승차 행위는 2014년 1332건이었지만 지난해 3455건을 적발해 부가금 1억3000만여 원을 징수했다. 부정승차를 하다가 걸리면 경범죄처벌법과 여객운송 약관에 따라 해당 구간 운임의 30배에 이르는 금액을 부가금으로 내야 한다.
위반 유형은 승차권 부정 사용이 2152건으로 가장 많았다. 출퇴근 시간에 역무원들이 노인이나 청소년인지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배우자나 친척의 우대용, 할인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예 교통카드를 결제하지 않거나 승차권도 없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무표 미신고’ 행위는 천태만상이다. 출퇴근 시간대에 앞사람이 교통카드를 찍고 개찰구를 나갈 때 바짝 붙어서 나가는 ‘얌체형’이 가장 많다. 개찰구를 그냥 뛰어넘거나 비상 개찰구를 통해 들어가는 ‘막무가내형’도 적지 않다. 이정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이번 단속에는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코레일 등과 같은 수도권 지하철 운영 기관 9곳이 참여한다”며 “환승역에서는 부정승차를 막기 위한 홍보 캠페인을 병행해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교통공사는 7월부터 인천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인천지하철 2호선(길이 29.2km·서구 오류동∼남동구 운연동)을 개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