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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없는 AI 진화, 통제와 공존은 인류 숙제

입력 | 2016-03-11 03:00:00


10일 2국을 진 뒤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대국장을 나오는 이세돌 9단.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세돌 9단(33)이 또 인공지능에 무릎을 꿇었다. 이 9단이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에 첫판을 졌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이 ‘설마…’ 했으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온 2국마저 지자 알파고가 인간 최고수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2국에서 백을 쥔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에 211수 만에 불계패했다. 이 9단은 9일 제1국에서도 186수 만에 불계패를 당했다. 두 대국을 잇달아 패한 이 9단은 한 번만 더 지면 우승 상금 100만 달러를 알파고에 넘겨주게 된다. 이 9단은 초반 전투에서 크게 당한 1국과 달리 이날 대국에선 두텁고 침착한 포석을 선보이며 중반 한때 우위를 점했지만 지나친 안전 운행으로 계속 실점했다. 이후 알파고는 끝내기에서 실수를 한 1국과는 달리 이번엔 전성기 때의 이창호 9단처럼 ‘신산(神算)’에 가까운 끝내기 솜씨를 선보였다.

이 9단은 대국 뒤 인터뷰에서 “알파고가 내용상 완벽한 바둑을 보여줬다”며 “이제부턴 5번기 중 한 판이라도 이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프로바둑계는 이 9단이 1국에 이어 2국도 지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조혜연 9단은 “이제 세계 정상급 기사 누구도 알파고와의 승부에서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이날 대국을 지켜본 공학과 심리, 사회학자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의 진화에 대해 “인류가 인공지능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때가 왔다”고 했다.

외신들도 알파고의 연승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AFP통신은 “알파고가 ‘직관력을 갖춘 인공지능’으로서 세계를 까무러치게 할 신고식을 치른 셈”이라며 “(첫 번째 승리가) 요행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실수처럼 보이는 수마저 알고리즘에 의해 계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3국은 하루 쉬고 12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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