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셋째주초 출시 앞두고 우려 목소리
○ 숨어 있는 수수료 ‘함정’
10일 각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판매하는 신탁형 ISA의 수수료는 0.1∼1.2%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신탁형의 경우 고객이 어떤 상품을 담느냐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는데 예적금은 0.1%, 펀드 0.2∼0.3%, 주가연계증권(ELS) 0.7% 등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투자 위험이 높은 상품일수록 수수료가 올라가지만 은행들 간에 경쟁이 치열해 수수료를 최대한 낮췄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경우 신탁형은 0.0∼0.5%, 일임형은 상품 포트폴리오의 위험 등급에 따라 약 0.1∼1.0%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유화 세무법인 다솔 세무사는 “예적금이 아닌 ELS,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담는 것이 세제 혜택을 늘리는 방법”이라면서 “다만 수익률이 높을수록 원금 손실 가능성 등 투자 위험 역시 커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과당경쟁 속 고객은 ‘깜깜’
금융당국과 업계가 출시를 서두르다 보니 상품 개발과 운영에 대한 준비도 미진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일임형 ISA의 경우 고객들은 출시일(14일) 전까지 상품에 대한 정보를 거의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3일 금융감독원에 상품에 대한 사전 보고를 했지만 7거래일간의 금감원 심사 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아 포트폴리오가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증권사는 시스템 정비나 전산 개발을 마치지 못해 아예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를 통해 일임형 ISA의 예약 이벤트에 참여한 직장인 정모 씨는 “예약 이후에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청했지만 어떤 곳에 투자하는지, 수수료는 얼마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ISA 출시 전부터 과열된 금융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결국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ISA 불완전판매에 대한 소비자 보호 대책을 요구하며 ISA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8일 밝히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PB는 “수수료를 챙겨야 하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높은 투자상품의 가입을 유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ELS 등 투자 위험이 따르는 상품을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가입을 받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tnf@donga.com·한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