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투자집행률 93% 그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요 투자기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주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국내 30대 그룹의 지난해 실제 투자액이 116조6000억 원으로 연초 목표치였던 125조9000억 원의 92.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2013년은 미조사) 가장 낮은 투자 집행률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으로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하면서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0대 그룹은 올해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보수적인 투자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 “올해 경영여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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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이 투자 계획과 함께 실시한 ‘2016년 경영환경 전망 설문조사’에서 30대 그룹 중 24곳(80.0%)이 올해 경영여건이 지난해보다 ‘소폭 악화’ 또는 ‘대폭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4곳(13.3%)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소폭이나마 나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2곳(6.7%)에 불과했다.
예상 경제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30대 그룹 중 17곳(56.7%)이 ‘2018년 이후’로 전망했다. ‘2017년 하반기(7∼12월) 이후’와 ‘2017년 상반기(1∼6월) 이후’가 각각 4곳(13.3%), 8곳(26.7%)이었다. 한 곳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내년 이후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올해 경영전략 키워드로 ‘사업구조조정 등 경영 내실화’(70.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난해 전 세계 교역량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투자 노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 및 신성장동력 지원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정부는 투자환경 개선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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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투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도 강력한 지원을 약속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30대 그룹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것”이라며 “정부도 강력한 의지를 갖고 밀착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나 LG디스플레이 OLED 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해서는 정부 전담지원반을 구성할 계획이다. 전담반은 도로, 용수, 전력 공급 등의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 장관은 또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이 8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사업 재편의 부담은 줄고 예측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원샷법을 활용해 선제적 사업 재편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 /세종=신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