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이덕희, 데이비스컵 뉴질랜드전서 국가대표 데뷔전 갑작스러운 출전에 잠못이룬 제자에 “져도 좋다, 기분좋게 뛰어라” 격려 글 경기 중엔 메모지에 작전 적어 지시… “많은 것 배워… 잊지못할 추억 됐어요”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뉴질랜드와의 데이비스컵에서 성공적으로 테니스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이덕희. 아래 사진은 이덕희를 위해 노갑택 대표팀 감독이 준비한 작전 지시 메모.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경기 전날 밤 노 감독에게 출전 통보를 받은 이덕희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부담을 느꼈다. 이덕희의 걱정을 전해들은 노 감독은 ‘꼭 이기지 않아도 좋다. 편하게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고 나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벤치에 있으니 믿고 기분 좋은 경기를 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이덕희에게 보냈다. 노 감독은 또 ‘할 이야기가 있으면 해라’ ‘리턴할 때 전위를 의식하지 말라’ ‘서브 토스를 높여라’ 등의 글을 적은 메모를 준비했다.
노 감독의 이런 정성에 힘입어 6일 대표팀 데뷔전에 나선 이덕희는 심판 판정도 듣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쳤다. 이덕희의 파워 있고 각도 깊은 스트로크에 관중은 박수를 보냈다. 비록 경기에서 패했지만 경기를 지켜본 한국 테니스의 전설인 최부길 씨와 김문일 씨는 “이덕희는 대성할 자질을 지녔다. 어린 나이에 너무 잘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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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하이챌린저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7일 중국으로 출국한 이덕희는 데이비스컵 출전 소감을 글로 보내왔다. ‘대표팀에서 감독님, 선배들과 생활하며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어요. 기술과 멘털 부분에서 많은 걸 배웠어요. 앞으로 큰 무대에서의 중압감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즐겁게 경기할 수 있어 좋았어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