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전초기지… 경기북부 개발 현장을 가다]<上>경제 인프라 구축
래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가진 경기 북부의 변화하고 있는 현장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
경기 북부의 콘텐츠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의정부시에 문을 연 ‘경기콘텐츠진흥원 북부 경기문화창조 허브’. 북부 지역의 섬유 가구 피혁 등 전통 제조업과 디자인, 스토리를 결합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3차원(3D) 프린터 등의 장비와 홍보영상물 제작실 및 교육장, 스타트업 오피스와 회의실, 예비 창업자 협업 공간 등을 갖췄다.
○ 제조업 부활의 산실
김 씨가 만든 첫 제품은 유리섬유 소재로 만들어져 섭씨 600도의 열에 견딜 수 있는 소방 담요다. 작은 화재 때는 곧바로 덮어 불을 끄고, 큰불이 났을 때는 몸에 둘러싸고 탈출하는 용도다. 한 디자인 품평회에 출품했다가 눈에 띄어 조만간 카카오 앱을 통해 시판될 예정이다. 김 씨는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 내고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펼치는 데 허브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전통 제조업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산업단지조차 없던 경기 북부에 ‘따복 산업단지’를 비롯해 K-디자인빌리지, 북부 벤처창업센터, 폴리텍대 캠퍼스, 한류월드 조성, 지역균형발전사업 등 경제 인프라가 대폭 확충되고 있다. 연천군 연천읍 통현리와 은대리 일대는 축구장 면적의 80배가 넘는 59만5579m² 규모의 연천은대산업단지가 조성된다. 2019년까지 1151억 원이 투입되고, 60개 기업이 입주하면 15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북부 평균 산단 분양가 3.3m²당 130만 원에 비해 저렴한 70만∼110만 원에 분양할 예정이다. 이어 포천양문(140만 m²), 양주하패(100만 m²), 동두천상패(33만 m²) 산단도 추진한다.
포천시 고모리에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패션 중심지가 되기 위한 100만 m² 규모의 K-디자인빌리지가 추진되고 있다. 2020년까지 7000억 원이 투입될 K-디자인빌리지는 섬유 가구 디자인 한류가 한데 모여 패션산업과 관광이 동시에 결합하는 아시아 패션디자인문화의 플랫폼이 목표다. 디자이너를 위한 창작 공간과 파리 의상종합학교와 같은 국내 최고 수준의 패션아카데미, 전문 디자이너 마을, 아시아 젊은 디자이너의 거주를 위한 장기 레지던스 시설, 판매 시설, 상설 쇼룸과 전시장 패션 박물관 등이 들어선다. 이곳에서는 또 아시아 신인 디자이너 경연대회, 원단 전시회, 섬유 디자인 패션페어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오병권 경기도 경제실장은 “경기 북부는 우수한 원단 생산 및 염색 기술(양주, 포천)과 가죽 생산(동두천), 봉제 시설(의정부)이 모여 있어 국내 패션 산업의 최적지”라며 “빌리지 조성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경기 북부의 지도가 뒤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3월 파주시 월롱면 4만3000m²의 터에 한국폴리텍대 북부 캠퍼스가 5개 학과 375명 정원으로 개교한다. 폴리텍대는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 특수대학으로 기술 중심의 실무 전문인을 양성하는 곳이다. 그동안 북부에는 폴리텍대가 없었다. 연간 400여 명이 타 지역 폴리텍대로 진학했다. 벤처기업을 위한 북부벤처창업센터 6곳도 조성 중이다. 130억 원을 들여 양주 포천 남양주 의정부 구리 파주에 600∼7500m²의 건물을 임차해 이곳에 벤처기업을 집적시키고 지원할 방침이다.
그동안 침체됐던 고양시 한류월드(99만 m²)도 CJ E&M이 테마 상업 시설인 K-컬처밸리에 참가함에 따라 한류의 생산 체험 소비가 한곳에서 이뤄지는 체류형 관광복합산업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성태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기업 유치를 위한 다양한 인프라 확충은 물론 북부 발전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몇 년이 지나면 북부 도민들이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