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줄어든 만큼 비용 줄이자”… 카드론-편의점 입출금 수수료 부과 제휴 할인 인기카드 줄줄이 퇴출… 고객들 항의-집단민원 쏟아져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을 받는 고객에게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 이용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대출 이용 고객들이 전국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 설치된 CD·ATM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22일부터는 건당 800∼1000원(현금인출을 이용한 대출 기준)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다른 카드사들은 이미 대부분 수수료를 받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들어서만 51개(기업카드 포함)의 카드를 퇴출시켰다. 이 중에는 ‘굴비카드’로 인기가 높았던 SK스마트를 비롯해 레일에어 키드키즈 등도 포함됐다. 굴비카드는 다른 KB카드와 이용실적이 합산돼 한두 개의 카드만 이용해도 여러 카드의 혜택을 ‘굴비 엮듯’ 줄줄이 누릴 수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레일에어는 버스·지하철 요금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요금도 10%를 결제액에서 깎아줘 찾는 사람이 많았고, 키드키즈는 서점이나 문구점, 커피전문점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인기 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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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비용을 줄여야 한다”며 “인력 감축 등 자체적인 비용 절감 노력도 하겠지만 결국은 고객들에게 주었던 혜택을 점점 더 많이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은 연간 약 6700억 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이 신학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카드사들이 제휴 할인 등 부가서비스 축소·폐지 약관 변경을 신청한 건수는 79건으로 집계됐다.
직장인 최모 씨(35)는 “예전에는 발레파킹 무료 서비스도 많았고 주유할인 금액도 컸는데 이제는 대부분 다 축소됐다”며 “요즘 나오는 카드들은 연회비 면제도 없고 비싼 데다 혜택이 좋은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이 같은 행보에 소비자들은 집단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올해 1월에는 한 카드사가 약정한도를 보너스 포인트로 전환해주는 비율을 줄였다가 다시 원래대로 되돌렸다. 소비자들이 고객센터에 항의 전화를 하고 금감원에 ‘단체 민원’을 넣은 결과다. 지난해 11월에는 카드사가 마일리지 적립 비율을 축소한 것에 대해 회원들이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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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