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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앞둔 프로야구…각 팀 구멍은 ‘이것’

입력 | 2016-03-07 16:16:00


“시범경기 성적은 그 팀이 실제 시즌에서 거둘 결과에 대해서는 플라나리아 눈곱만큼도 설명해주지 못한다.”

한 야구 칼럼리스트는 시범경기 결과와 정규시즌 성적 사이의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뒤 이렇게 썼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자르고 잘라도 계속 증식(增殖)하는 플라나리아에 비유했다는 것이다. 시범경기 때 드러난 ‘구멍’을 막지 못하면 정규시즌 때는 그 구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승기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 많은 감독들이 ‘투수가 없다’고 성화다. 그 중에서도 구원 필승조가 부족할 때가 많다.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오를 때부터 마무리 투수 이현승을 빼면 믿을 만한 불펜 투수가 부족했다. 붙박이 마무리 임창용이 해외 원정 도박에 휘말려 팀을 떠난 삼성도 마찬가지. 윤길현(롯데)과 정우람(한화)이 팀을 떠난 SK도 새 ‘믿을 맨’을 찾아야 한다.

그래도 이들은 넥센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넥센은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떠난 데 이어 한현희는 팔꿈치인대접합(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조상우도 피로골절로 올 시즌 뛸 수 없다. 넥센은 타자 구멍도 메워야 한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FA 유한준도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넥센은 외국인 선수 대니 돈과 신예 임병욱 등이 빈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도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의 활약에 따라 김현수의 빈자리가 커 보일 수도 작아 보일 수도 있다.

KIA는 일단 외국인 투수 둘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강속구를 뿌리며 김기태 감독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KIA에 남은 과제는 젊은 야수들이 1군 무대에 얼마나 자리 잡아 주느냐다. 올해가 ‘적토마’ 이병규(9번)의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 유력한 LG도 신구조화가 숙제다. 한화 김성근 감독 역시 시범경기 동안 젊은 선수들을 ‘실전용’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롯데는 시범경기 키워드를 ‘수비’로 잡았다. FA 시장에서 불펜, 2차 드래프트에서 박헌도(전 넥센)를 영입한 롯데는 시범경기 기간 수비력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일본에서 서로 평가전을 치르며 일정을 마무리한 팀들과 달리 NC와 kt는 미국에서만 평가전을 치러 전력과 구멍이 모두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NC는 ‘올해는 최강 전력’이라는 외부 평가, kt는 창단 2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NC를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감이 구멍이 될 수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