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이 핵무기 실전 배치와 선제공격을 처음 언급했다. 그제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김정은이 “실전 배비한(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전환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어제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통과에 대해 정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단호한 대응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은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 북이 정상 국가는 아니라 해도 최고지도자가 선제적 핵공격을 공언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폭거다. 유엔의 대북 제재와 7일 시작하는 한미 연합 군사연습에 대한 불만을 거칠게 표출한 것이겠지만 단순한 허세로만 치부하는 ‘안보 불감증’으로 대응해선 안 될 일이다. ‘공포 통치’를 하는 북에선 핵 버튼을 누를 절대 권력을 지닌 김정은에게 “안 된다”고 말할 측근이 없다. 국제사회의 압박에 몰린 김정은이 체제 유지에 대한 불안감과 위기의식에 무모한 도발에 나설 개연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북의 핵무기가 우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3일 북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쏘면 수도권과 전북 군산 미군기지,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고 한다. 북이 먼저 핵 공격을 감행할 경우 우리에게는 마땅한 방어 수단이 없는 상태다. 2020년대로 예정된 ‘킬 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을 최대한 앞당기고 미국의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 부근에 상시 배치해 핵 억제력을 크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