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다른 엄마들이 ‘우리 애는 안 끼워주냐’며 뒷말을 할 수 있어 우리끼리 쉬쉬하며 공부집을 이용한다”며 “우리 애들처럼 학원가 주변 원룸이나 오피스텔로 우르르 들어가는 학생들이 적잖다”고 귀띔했다.
인기 학원가 주변에서 전셋집 구하기도 어렵고, 폭등하는 전세금에 골치를 앓던 학부모들이 월세 공부집이나 고급 레지던스 등 새로운 주거시설로 향하고 있다. 주거비 부담을 피해 묘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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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원주시에 사는 40대 주부 이모 씨는 중학생 딸과 함께 방학 때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고급 레지던스에 묵는다. 유명한 수학학원이 가깝기 때문이다. 이 씨는 “하루 5만 원을 내면 매일 청소와 세탁을 해주고 이틀에 한 번꼴로 침대 시트도 갈아 준다”며 “애들이 편하게 학원에 갈 수 있어 매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레지던스의 관계자는 “학기가 시작돼도 다른 지역 학부모들이 학원 소개를 받고 애들을 데려온다”며 “객실 안에 넓은 책상, 침대, 냉장고 등 없는 게 없어 몸만 오면 된다”고 전했다.
이런 학부모들은 모두 월세 계약을 선호했다. 최근 들어 이들 지역에서 월세가 급등하는 데 이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될 정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전월세 주택거래 6461건 중 월세는 3233건으로 절반이 넘었다. 강남 3구 월세 비율이 50%를 넘은 것은 2011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부의 공유민박업이 허용되면 좀 더 다양한 형태의 공부방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유민박업은 국내외 주택 수요자들이 주거용 주택의 빈방에서 숙박료를 내고 최대 120일간 묵을 수 있는 제도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유명한 학원 근처에서 짧은 기간 사는 중고교생이 워낙 많다”며 “공유민박업을 찾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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