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1일(이하 현지시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70)가 예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11월 미 대선은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후보와 부동산 재벌 출신 ‘워싱턴 아웃사이더’간 초유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클린턴은 이날 민주당 경선 지역인 11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 경선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텍사스를 비롯해 조지아 매사추세츠 버지니아 등 7개 주와 사모아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을 제쳤다. 샌더스는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를 비롯해 미네소타 등 4곳에서 이기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클린턴을 이기기에는 힘이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는 11개 주 가운데 조지아 테네시 앨러배마 등 공화당 거점은 물론 매사추세츠와 버지니아까지 7개 주에서 승리를 확정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46)은 지역구인 텍사스와 백인 밀집 지역인 오클라호마에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은 미네소타 1곳에서 승리했다. 개표 중인 알래스카에선 트럼프가 오차범위 내에서 크루즈를 앞서고 있다. 공화당은 이날 노스다코다 와이오밍 콜로라도 등 3개주에서도 경선을 했지만 대의원들은 이날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고 7월 전당대회에서 승부를 가리기로 결정했다.
샌더스와 크루즈, 루비오 등은 15일 5개주에서 경선이 열리는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큰 흐름을 꺾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NN은 “아직 경선은 남았지만 클린턴, 트럼프가 압도한 ‘슈퍼 화요일’ 분위기를 뛰어넘을 묘수가 없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