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완 기수 “여친 덕에 200승”

렛츠런파크 서울 유승완 기수가 데뷔 9년 만에 200승을 달성했다. 유 기수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한 게 좋은 결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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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군복무 공백 딛고 데뷔 9년만에 달성

“5번, 9번, 10번, 6번순으로 순위가 바뀌었습니다. 남은 거리 단 100미터, 선두는 여전히 ‘피코타임’입니다. 200승을 눈앞에 둔 유승완 기수가 끝까지 선두자리를 지켜냅니다. 5번 ‘피코타임’ 첫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지난 20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 1000m 6등급 경주에 ‘피코타임’과 함께 출전한 유승완 기수(30)가 우승과 함께 200승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맹활약 중인 유승완 기수가 데뷔 9년 만에 감격스런 200승을 달성했다. 특히 올해 다승 경쟁 중인 문세영 기수를 앞지르며 우승을 차지해 더욱 의미가 컸다.

유 기수는 이날 “200승을 달성해 마음이 홀가분하다.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는 게 신념인데, 이런 꾸준함 덕분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승을 달성하기까지 무려 9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당초 유 기수는 ‘경마황제’ 문세영 기수에 견줄 만큼 촉망받던 슈퍼루키였다. 데뷔 다음해 30승 돌파, 데뷔 20개월 만에 정식기수 입성 등 문 기수가 세운 놀라운 기록들을 연이어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능력 덕분에 ‘기수 해외진출 사업’ 대상자에 선발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연수와 연이은 군복무 등으로 공백기가 길었던 탓인지 2012년 8월 복귀했지만 이전과 같은 화려한 실력을 뽐내진 못했다. 복귀 다음해인 2013년에 29승을 거두며 30승을 목전에 두긴 했지만, 데뷔 초 슈퍼루키로 불렸던 것을 떠올려볼 때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인 것은 분명했다.

마음을 다잡은 유 기수는 2014년 3월, 100승을 달성하는 등 그해에 47승을 거두고, 지난 2015년에는 50승에 하나 모자란 49승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경마가 시작된 지 채 2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10승을 기록, 렛츠런파크 서울 기수 중 다승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저력을 뽐내고 있다.

유 기수는 오는 3월1일 결혼을 앞두고 있어 이날 200승 달성은 겹경사였다. 그는 “며칠 후면 2년 동안 사귀던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린다”며 “슬럼프를 무사히 넘기고, 지난 2년 동안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200승이란 과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여자친구가 언제나 곁에서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며 예비신부에게 공을 돌렸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