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M&A’ 마지막 공청회
정부가 전례 없는 통신(SK텔레콤)과 방송(CJ헬로비전)의 결합을 앞두고 여론수렴을 위한 마지막 공청회를 24일 열었다. 하지만 합병 이슈가 장외 여론전을 넘어 정치권으로까지 비화하는 상황에서 주관 부서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찬반 진영의 비슷한 입장 차만 재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하면서 지나치게 여론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래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한 2차 공청회를 열었다. 1차 공청회 때와 달리 학계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자와 시민단체, M&A로 영향을 받는 케이블TV협회 이해관계자 등이 모두 참석하면서 행사장은 200명이 넘는 인원으로 꽉 들어찼다.
○ 팽팽한 찬반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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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찬성 측은 M&A를 해도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게 상승해 이동통신이나 방송,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의 지배력 변화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지배력이 커져도 사후 규제로 보완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합병 이후에 결합상품을 중심으로 요금 인하 경쟁이 이뤄지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의 공익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반대 측은 “대기업이 지역채널의 보도기능을 수행해 지역 선거 등의 여론 형성에 영향을 끼쳐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찬성 측은 “이미 케이블TV의 지역채널 역할이 유명무실해진 만큼 건전한 국내 자본을 투입해 케이블방송의 품질을 개선하면 소비자 복지후생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료방송 플랫폼이 커지면 콘텐츠 산업의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 여론전으로 치닫는 M&A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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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참여연대가 합병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14개 이해관계자 및 시민단체로 이뤄진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이용자 권리보장을 위한 시민실천행동’도 최근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20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단체와 정치인들까지 합병에 대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낸다면 정부가 여론의 눈치를 보는 정책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미래부가 두 차례의 공청회를 열면서 찬반의 기계적인 균형만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두면서 ‘너무 몸을 사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날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신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