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해, 터질라.”
한 승객이 무심코 던진 이 한 마디에 태국 공항이 한바탕 테러 소동을 빚었다.
21일 낮 12시 반 태국 방콕의 수완나폼 국제공항을 출발해 푸켓으로 가는 방콕항공 PG92편에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계류장에서 출발을 준비하던 항공기는 즉각 공항 내 안전지대로 이동했고 156명의 탑승객은 부랴부랴 비상 탈출을 했다. 공항의 대(對) 테러 요원, 소방관, 의료진들도 즉각 투입됐다. 하지만 기체를 두 차례 샅샅이 수색하고 탑승객들의 모든 짐까지 뒤졌지만 어디에도 테러 관련 물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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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는 예정시간보다 5시간 반 늦게 출발했지만 공연단은 끝내 탑승하지 못했다. 경찰은 4명으로 이뤄진 공연단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방콕포스트가 21일 전했다. 비록 고의성은 없었지만 항공기 출발 지연, 공항 내 혼란 등을 일으킨 점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관련법에 따라 최대 5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도 있다.
지난해 8월 방콕의 유명한 관광지인 에라완 사원에서 폭탄 테러로 20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다치는 등 태국의 테러 공포는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태국 남부 말레이시아 접경 지역에서는 이슬람교도들의 테러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65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