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W+페이스북 SW’ 의기투합… 저커버그 “내 딸 첫걸음 VR로 찍을것”
이날 언팩 무대에 오른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여름 제이 리(Jay Lee·이 부회장의 영어 이름)와 산책을 하며 어떻게 하면 최대한 많은 사람이 VR 경험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우리는 이후 99달러짜리 VR 기기(기어VR)를 만들어 수백만 명이 직접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달 초 이 부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미국에서 만나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과 페이스북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활용해 VR 업계 선두 자리를 지켜 나가기로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이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고 삼성전자는 기어VR 등 하드웨어 기기와 관련 콘텐츠 산업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언팩 행사장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회색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한 저커버그 CEO는 “VR는 가장 사회적인(Social) 플랫폼”이라며 “내가 첫 걸음마를 뗐을 때 부모님은 육아일기에 이 장면을 기록했지만 내 딸이 첫 걸음마를 떼는 날 우리 부모님은 마치 그곳에 함께 있는 것처럼 그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약 10분간 VR 산업 전망을 발표한 저커버그 CEO는 “기어VR는 삼성전자의 최고 모바일 하드웨어 기술과 페이스북, 오큘러스의 최고 VR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제품”이라며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제조 능력만이 이 가격에 이 수준의 VR 기기를 내놓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2014년 20억 달러를 들여 VR 기술 업체인 오큘러스를 인수한 페이스북은 이날 자사(自社) 블로그를 통해 소셜VR 팀을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 /바르셀로나=곽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