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 2월 23일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덕분에 이제는 누구나 알게 됐지만, “반갑구만! 반가워요∼”라는 극중 김성균의 ‘대사’는 개그맨 이봉원의 것이었다. 김성균은 드라마에서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회자된 당대의 유행어를 새롭게 유행시켰다. 그 대부분은 KBS 2TV ‘유머1번지’를 통해 사람들의 입에서 떠돌았다.
‘유머1번지’가 1991년 오늘 방송 400회를 맞았다. 1983년 4월2일 방송을 시작한 ‘유머1번지’는 당시만 해도 MBC ‘웃으면 복이 와요’와 함께 국내 대표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웃으면 복이 와요’가 구봉서, 배삼룡 등 노장들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었다면 ‘유머1번지’는 여전히 나설 공간 많았던 젊은 개그맨들의 무대였다. 전유성, 임하룡, 김형곤, 심형래, 최양락, 이봉원, 엄용수, 장두석, 김한국, 정명재, 김정식, 이경래, 이상운. 조금산, 양종철, 김종국, 이창훈, 오재미…. 그 많은 개그맨들이 프로그램을 책임졌다. 이성미, 임미숙, 팽현숙, 김미화, 이경애, 김지선 등 개그우먼들도 빼놓을 수 없다.
‘동작그만’ 등 일부 코너가 2000년대 KBS 2TV ‘개그콘서트’ 등을 통해 ‘리메이크’될 만큼 ‘유머1번지’는 여전히 한국 코미디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무대로 남아 있다. 김형곤과 양종철 등 일부 개그맨은 이제 고인이 되었지만 그들이 자아낸 웃음은 ‘불후의 명작’으로 시시때때로 추억되곤 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