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결석 아동 학대 및 살해 사건이 연이어 불거지자 학교와 교사를 성토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아이들이 죽어가는데 도대체 학교와 교사가 하는 일이 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육계에서는 지적 내용을 수긍하면서도 현실적 어려움이 해소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교사들이 문제 삼는 건 가정 방문의 실효성이다. 교육부는 초중학생이 7일 이상 무단으로 결석하면 담임교사가 해당 아동 가정을 두 번 이상 직접 방문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학부모가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집에 아무도 없으면 더이상 손 쓸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아버지가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사건에서도 피해 학생의 담임교사와 학년부장이 두 번 찾아갔지만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A 교사는 “아이가 3일째 학교에 나오지 않아 집에 찾아갔더니 사람은 없고 가스비 독촉장만 쌓여 있었다. 그냥 문을 부수고 들어갈 수도 없고 무작정 신고할 수도 없고 교사로서 뭘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 B 교사는 “대부분 부모들이 밤늦게 가야 그나마 만날 수 있는데 교사 혼자 가기가 쉽지 않은 면도 있다”고 말했다. 교사가 장기결석 학생 가정을 방문했지만 못 만나거나 부모가 면담을 거부할 때의 규정 또는 매뉴얼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 교육부 관계자는 “아이들이 희생되고 있어 조심스럽지만 어찌 보면 잘못된 가정과 사회에서 비롯된 문제인데 담임교사만 매도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억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육계 관계자는 “가정방문 등 행정적인 건 수업 부담이 덜한 교장·교감, 학생부장 등이 해야 한다. 담임교사에게 너무 과한 부담이 주어지다 보니 교사들이 점점 담임 맡기를 기피한다”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