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이 46년 전인 1970년 정부에 매각한 서울 강남구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에 대한 소유권 회복을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전이 갖고 있던 이 땅은 2014년 9월 현대자동차그룹이 낙찰받았다. 이 부지는 당시 상공부가 매입한 봉은사 땅 33만 m²(10만 평)의 일부다.
조계종은 지난해부터 한전 부지에 대한 소유권 환수 검토에 나서 3일 ‘한전부지 환수위원회’(위원장 원명 스님·현 봉은사 주지)를 출범시키고 법적 대응을 공식화하는 등 적극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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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계종을 포함한 불교계에서는 이 매각이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것인가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환수위는 매각 주체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총무원이 봉은사를 포함한 종단 사찰을 대표해 온 게 현실이다. 봉은사 땅 매각은 1969년 조계종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 결의를 거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전의 점유 취득 시효가 완성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민법 제254조 2항은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 없이 그 부동산을 점유한 때에는 소유권을 취득한다”라고 돼 있다.
한전은 본사를 짓기 시작한 1984년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지만 봉은사는 2007년 한전에 ‘수의계약을 통해 옛 본사 부지를 다시 매입하겠다’고 요청하기 전까지 부지 환수에 대한 아무런 주장을 펼치지 않았다.
한편 조계종 내부에서는 환수위 주장과 관련해 엇갈린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봉은사 등에서 지나치게 불이익을 당했다는 입장과 40년 이상 시간이 흘러 강압성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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