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지식인포럼 스토리K’라는 단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11년 역사 부문 우수 교양도서로 선정한 ‘망국의 역사’를 좌편향이라고 비판했다. 이 책의 일부 내용이 한국의 정통성, 발전상과 시장경제를 부정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에필로그는 ‘한국은 아직도 식민지 사회다. 정해진 식민 지배자가 없는데도, 미국이든 국제 거대 자본이든 상전을 모시고 싶어 하는 식민지 사회다’라고 마무리된다. 이 구절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식민지라는 말이냐’라고 분통을 터뜨릴 만하다고 본다.
▷김기협은 조선이 일제의 강압적 근대화를 겪는 바람에 보존해야 할 전통이 말살됐다고 봤다. 전통과 변화의 순조로운 연결이 차단된 것이 타율적 근대화의 가장 근본적인 피해라고 지적했다. 옛 지배층이 백성과 이익을 아귀다툼하는 ‘여민쟁리(與民爭利)’를 가장 수치스럽게 여겼던 도덕적 전통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관점은 식민지 근대화론도, 식민지 수탈론도 아닌 제3의 근현대사 접근방식일 수 있다.
광고 로드중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