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피아’ 오인수씨 내정 파장 확산
27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해운조합 이사장 선거에 참여한 대의원들과 통화한 결과 복수의 대의원들은 “박 회장 측의 압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A 대의원은 “선거 이틀 전인 23일 박 회장 측으로부터 ‘오 씨에게 투표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대의원 대부분이 똑같은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대의원 B 씨 역시 “투표하기 전부터 판이 짜인 분위기였다. 그런 게 없었으면 비전문가가 어떻게 됐겠나”라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그런 전화를 한 적이 없다”며 “오 씨와 안면이 전혀 없다. 선거 당일 처음 봤다. 오 씨의 고향이 울산인 것도 처음 알았고, 울산에서 정치모임 하는 것도 신문 기사 보고 알았다. 오 씨가 경기 출신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 내정자가 이사장에 출마할 때 낸 이력서에는 고향이 적혀 있었다. 박 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사장 내정자의 기본 이력조차 회장이 확인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박 회장은 이날 3박 4일 일정으로 미얀마 해외 출장을 떠났다. 해운조합 측은 “매년 초에 정례적으로 가는 출장”이라고만 설명했다.
오 내정자는 박 회장과의 친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 회장과는 이번 업무를 하며 알게 됐다”고만 짧게 답했다. 오 내정자는 비전문가가 정치권의 입김을 타고 낙하산으로 내려온 것 아니냐는 ‘정피아’ 비판에 대해 “제가 일했던 문화의 전당이 경영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성과를 냈다. 낙후한 해운 사업을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오히려 여러 소관부처 일들을 경험한 내가 전문가다”라고 반박했다.
오 내정자는 해수부 승인을 받으면 임기 3년의 이사장에 취임한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해수부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해수부 관계자는 “꼼꼼하게 살펴볼 것이고 반려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모 mo@donga.com·박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