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ELS 어떡하나 77조원에 이르는 발행액 ‘중위험 중수익’ 대표 ELS 약 60%가 H지수 기본 운용 H지수 불확실성 깊어지면서 원금손실 가능성까지 대두 투자자들 대책 마련에 부실 추가하락 가능성 크지만 섣불리 환매하는 것보다 장기적 관점서 반등 기다려야
H지수 ‘반토막’에 ELS 손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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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가 ‘국민 재테크’ 반열에 오른 건 빠른 중도 상환 때문이었다. 대체로 만기 3년인 ELS는 6개월마다 중간평가를 해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기준가의 90∼95% 이상이면 중도 상환으로 투자자에게 원금과 함께 수익을 안겨줬다. 수익률은 은행의 정기예금 이자보다 높았다. 하지만 H지수의 급락으로 조기 상환이 당분간 힘들어졌고, 원금 손실 가능성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ELS의 대부분은 만기 때까지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녹인 구간인 최초 기준가의 40∼6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있으며, 동시에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가의 일정 수준 이하이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 가운데 1조5751억 원어치가 원금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ELS들은 H지수가 현재 수준에서 반등하지 못하면 만기 때 손실을 보게 된다.
H지수 반등하면 조기상환도 가능… 만기까지 기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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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지수가 추가 붕괴할 가능성이 낮아 ELS 손실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당국이 주가나 경기의 경착률을 막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금융위기 당시 저점이 7,800선임을 고려했을 때 추가 하락보다는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LS를 발행한 국내 증권사들이 선물옵션 상품을 대량 매도하면 H지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옵션 상품 매도 물량의 대부분이 H지수 7,000 선 밑에 있다. 8,000 선을 지키고 있는 현 시점에서 ELS 상품이 지수 전체를 흔드는 ‘왝 더 독’ 현상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다만 ELS 추가 구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최근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는 원금손실 구간이 3,000∼5,000 선에 형성돼 있어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시킬 확률이 높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해에도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25일까지 49종 1229억 원어치의 ELS를 발행했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아직 H지수 하락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H지수의 저점을 확인하고, 장기 투자 가능성까지 고려한 뒤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