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대국민 담화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장관은 25일 “사드는 분명히 국방과 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라며 “군사적인 수준에서 말하자면 저희들이 그런(미사일 요격) 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는 충분히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MBC ‘이브닝뉴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사회자가 “(사드 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냐”고 묻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긍정적인 태도를 재확인했다.
그동안 “미측의 사드 배치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다”는 이른바 ‘3NO(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하던 태도가 바뀐 것이다.
하지만 한국군 수장이 이를 직접 인정한 것을 두고 논란도 제기된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끌어내기 위해 한국군의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장관은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수준에 관해서는 “수중사출시험을 완성해가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지상사출시험, 수중사출시험, 비행시험, 전력화 등 4단계를 거치는 SLBM 개발 과정 중 2단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한 장관은 이어 “다른 나라들의 경우 수중사출시험을 하고 3~4년이 지난 후에 SLBM을 전력화했는데 북한의 경우 가용 역량을 총동원한다면 그보다 더 빠르게 전력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군은 북한의 SLBM에 대비해 킬체인과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보강해 대비에 이상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