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에 “대선플랜 짜보라” 지시 무소속 도전 검토… 3월께 결정 “출마땐 내돈 10억달러 쓸것” 발언
대선 출마 권유를 공개적으로 받아온 블룸버그 전 시장이 측근들에게 ‘대권 도전 계획’을 짜볼 것을 지시했다. 블룸버그는 당선 가능성을 가늠하는 여론조사를 하는 등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을 세계적 미디어 그룹으로 키운 억만장자이자, 뉴욕 시장을 3연임(2002년 1월 1일∼2013년 12월 31일 재임)한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내 돈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쓰겠다”는 말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3번의 시장 선거를 치르면서 썼던 총액(2억5000만 달러·약 3000억 원)의 4배나 되는 금액이다.
블룸버그가 ‘제3의 무소속 후보’로 거론되고, 그 자신도 출마 가능성을 검토하게 된 큰 이유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서 ‘극단적인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을 지낸 에드워드 렌들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NYT에 “무소속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후보,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나 (강경 우파)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공화당 후보가 되면 블룸버그의 대선 경쟁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의 출마 여부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경선 초반전 양상이 드러나는 3월경 결정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그가 대선에 뛰어들면 워싱턴 백악관의 주인을 가리는 대선이 사실상 ‘뉴욕판’이 된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은 뉴욕 주 상원의원 출신이고, 트럼프(70)는 뉴욕이 고향이다. 두 사람의 선거 캠프도 뉴욕에 있다. 블룸버그, 클린턴, 트럼프 모두 고령자여서 누구라도 당선되면 취임하는 해(2017년) 기준으로 ‘70대 대통령’이 된다는 공통점도 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