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키우는 크라우드펀딩]<下>청년 창업가 3人의 대박 꿈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회의실에서 ‘청년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상훈 연성욱 강동구 씨(왼쪽부터)가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을 보여 주고 있다. 이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서 제품 양산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투자 유치, 판로 걱정 한꺼번에 날려”
지난해 11월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는 이 씨가 운영하는 회사를 포함해 총 20개 스타트업을 선정하고, 한 달 동안 ‘청년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달 25일 크라우드 펀딩 제도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우수 벤처기업 발굴을 위해 시범적으로 기획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약 5400명이 총 3억7000만 원을 투자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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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대표(36) 역시 6년째 이렇다 할 투자자 없이 홀로 개발만 해 오다 이번 펀딩 프로젝트을 통해 성공 기회를 잡았다. 그는 세계 최초로 줄넘기, 달리기, 훌라후프가 모두 가능한 스마트 운동 기기를 개발했다. 강 대표가 이 상품을 처음 구상한 건 2009년. 하지만 기술 개발을 돕겠다는 투자자를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다.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투자회사를 찾아가도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다. 강 대표는 “제품을 포기할 수 없어 작은 유통회사를 운영하며 그 수익금으로 제품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펀딩에서 그의 제품이 세상에 알려지자 벌써부터 미국의 월마트나 한국의 하이마트 등 대형 유통 업체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 정부 “크라우드 펀딩 성공 위해 최선”
이번 ‘청년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에 투자한 사람들은 투자의 대가로 해당 기업의 제품을 받는다. 이른바 ‘보상형 펀딩’이다. 하지만 25일부터는 크라우드 펀딩 투자자가 투자 회사의 지분을 받는 ‘증권형 펀딩’도 가능해진다. 기업인과 투자자 모두 책임이 커지는 셈이다. 증권형 펀딩에 참여하기로 한 이상훈 씨는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제품 판매 방식과 향후 개발 예정인 제품군 등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창업 기업들이 ‘증권형’ 방식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조종 가능한 전기스케이트보드를 만든 연성욱 씨(28)는 “사업 초기부터 소액 주주가 많아지면 향후 이들이 수익금을 회수할 때 분쟁이 생길 수 있고 제품 개발과 판매 전략에도 혼선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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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펀딩 중개 업체인 와디즈의 최동철 이사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한 달 만에 2000만 달러를 투자받은 ‘페블 타임’(미국의 웨어러블 기기 제조 업체)처럼 국내에도 하루빨리 대표적인 성공 기업이 나와야 투자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