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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니 유명인” 정현, 호주오픈 특수로 상종가

입력 | 2016-01-19 17:06:00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해졌더라.”

영국의 시인 바이런의 이 말을 정현(20)처럼 실감할 사람이 또 있을까.

18일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1회전에서 세계 최강 노박 조코비치를 맞아 당당하게 맞서며 강한 인상을 남긴 정현은 경기 다음날부터 유명세를 치렀다. 호주 멜버른에서 아침 식사를 하다 자신을 알아보고 몰려든 호주 소녀들의 사진 촬영 요청을 받은 것. 일부 관광객들은 “경기 잘 봤다”며 아는 척을 했다. 정현은 “조코비치와 맞붙은 효과인가 보다. 얼떨떨하다”며 살짝 웃었다.

정현이 호주오픈에서 보여준 잠재력은 앞으로 예정된 스폰서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증권의 후원을 받고 있는 정현은 지난 연말부터 라켓과 의류를 포함한 용품의 신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라켓은 경기력과 직결돼 대부분의 선수들은 한번 손에 익은 제품을 오래 쓴다. 지난 4년 동안 같은 모델의 라켓만 썼던 정현은 라켓 제조사 3,4곳의 러브콜을 받은 끝에 연초부터 테스트해 온 요넥스와의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요넥스는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정현을 잡기 위해 여러 차례 특별 제작한 라켓을 제공하며 공을 들였다. 계약 기간은 3년이며 계약금과 함께 성적이나 랭킹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합쳐 총액 4억~5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현은 “새 라켓과 궁합이 맞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3월 말 기존업체와의 계약이 끝나는 의류는 아디다스. 휠라 등 글로벌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신발만 따로 계약할 수도 있다. 이미 오클리 고글과 스위스 시계 브랜드 라도의 지원도 받고 있는 정현은 추가로 항공사, 자동차 업체와의 후원 계약도 검토하고 있다.

뛰어난 테니스 실력과 함께 정현은 영어 인터뷰도 큰 어려움 없이 소화할 정도의 어학 능력을 갖춰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상품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푸젠성 주니어 선수들을 지도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임규태 코치는 “중국의 어린 선수들이 비슷한 조건인 정현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현은 19일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가 수여하는 생애 첫 세계 랭킹 100위 이내 진입 기념 트로피를 받았다. 2015년을 세계 173위로 시작한 그는 세계 51위로 지난해를 마쳤다. 정현은 20일 라두 알보트(몰도바)와 짝을 이뤄 스페인의 파블로 안두자-파블로 카레노 부스타 조와 복식 1회전을 치른다.

멜버른=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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