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말 일명 ‘검버섯’이라고 불리는 얼굴의 점들을 모두 제거했다. 김 감독은 그때 다시 ‘지옥훈련’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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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버섯제거수술 받은 김성근 감독
점 빼고 아픈 일주일 보냈더니 얼굴 깨끗
그때 ‘자율 훈련?지옥 훈련?’ 답 찾았지
예전처럼 강한 훈련으로 몰아붙일거야
고통스러워도 그건 과정일 뿐이니까…
“점을 빼다가 깨달았어. 허허. 갈 방향이 정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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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작년에 대전구장에 앉아있을 때 TV 카메라에 얼굴 오른쪽이 자주 찍혔는데, 이쪽에 점이 더 많았다. 내가 TV를 봐도 많구나 싶었다”며 웃더니 “주변에서 점을 빼라고 해서 지난 연말에 병원에 가서 뺐다. 그런데 거기서 헤매던 길을 찾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훈련부터 지도방식에 변화를 주는 듯했다. 코치와 선수들에게 자율권을 주면서 한발 떨어져 훈련을 지켜봤다. 스스로 “내가 감독이 된 다음에 처음으로 90%는 맡기고 봤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포기하고 ‘자율훈련’으로 가느냐, 아니면 다시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 ‘지옥훈련’을 하느냐. 깊은 고민에 빠져있던 김 감독은 ‘점 빼기 시술’을 하면서 결국 스프링캠프부터는 예전처럼 강한 훈련으로 선수단을 몰아붙여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사연은 이렇다. 병원 측은 당초 김 감독에게 “한꺼번에 모든 점을 제거하기는 어려우니 일주일에 한번씩 3주 동안 병원에 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지난달 29일 강연을 하기로 약속을 해놓은 상태였다. 결국 하루에 모든 시술을 끝내고, 일주일 내로 얼굴을 치료해야만 했다. 시술 후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퉁퉁 부어 있었다. 그런데 기적처럼 일주일 만에 얼굴이 깨끗하게 나아 강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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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화 선수단은 결국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지옥훈련’을 각오해야할 듯하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한 가지 덧붙였다. “의사가 내 강연날짜를 맞춰주느라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놀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치료해줬어. 그 의사가 그동안 내가 잊어버리고 있던 걸 다시 되새겨준 것 같아. 사명감이지. 그리고 열정이지.”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