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피해 정보공유사이트 ‘더치트’ 10년 운영 김화랑 대표
김화랑 더치트 대표가 5일 서울 구로구 디지털로26길 더치트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김 대표가 더치트를 만들게 된 건 바로 본인이 세 차례나 중고 거래 사기를 당한 직후다. 김 대표는 “인터넷에서 비슷한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모아보니 동일한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사용하는 판매자에게 피해를 본 사람이 여럿 됐다. 사기 범죄에 이용된 계좌번호나 전화번호만 알았어도 같은 사기꾼에게 당하는 2차 피해를 줄일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김 대표는 며칠이 걸리지 않아 더치트 사이트를 만들어 냈다.
2006년 비영리 민간 서비스로 출발한 더치트는 2012년 정식으로 법인을 설립해 어엿한 스타트업 벤처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더치트에 누적된 사기범죄에 이용된 계좌번호가 18만7772개, 전화번호가 19만3480개에 이를 만큼 이용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이러한 데이터는 실제 경찰의 범죄 수사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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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의 목표는 더치트에 누적된 정보를 활용해 금융사기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더치트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중고 거래 등을 위한 금융 거래 시 사기 위험이 있는 계좌번호나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스마트폰 앱 ‘T전화’ 이용 시 사기 의심자의 전화번호에 대해 경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IBK기업은행과도 금융사기 방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계좌이체 시 사기 의심 계좌를 안내해주는 기능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기꾼들이 계좌와 전화번호를 바꿔가며 범행을 반복하는 만큼 이들의 목소리를 분석해 동일 인물인지를 가리는 기술까지 연구하고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