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사고-운항 차질에 불만 커져
최근 LCC에서 연달아 사고나 정비 결함 등이 발생하면서 LCC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애경그룹 계열사로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23일 여객기 내 여압장치 이상으로 여객기가 급강하해 승객들이 공포에 떨어야 했다. 같은 달 에어부산,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에서도 기체 이상으로 결항과 회항이 잇따랐다. 이달 3일에는 진에어 항공기가 출입구가 덜 닫힌 것으로 추정되는 이상으로 급히 회항했다. CNN은 4일(현지 시간) 인터넷판 톱뉴스에서 ‘비행기, 문 연 채로 1만 피트(약 3048m) 날아올라’라는 제목으로 이번 사고를 전해 국제적 망신거리가 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감독관도 이날 승무원을 만나 조사를 벌였다. 이날 조사로 김포∼제주 노선 8편의 운항이 결항되거나 지연됐다.
4일 진에어 사고 소식을 톱뉴스로 전한 CNN 인터넷판. CNN 캡처
돈벌이에 급급한 과열 경쟁으로 안전을 소홀히 했던 것은 꾸준히 지적됐던 문제다. 2013년 이스타항공은 승무원 승무시간 제한을 어겼다가 과징금 처분을 받았고, 티웨이항공은 2014년 비상구 쪽 좌석에 15세 미만의 승객을 배정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여기에 항공시장이 커지면서 조종사 수요가 많아지자 ‘베테랑’ 조종사는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고 최소 요건만 채운 조종사들이 LCC에 많이 투입된 점과 LCC가 노후 기종을 많이 쓰는 점도 잦은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허 교수는 “그간 LCC의 보유 항공기와 여객 수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인력 사정 등은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토부의 긴급점검을 LCC들이 안전 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CC는 한번 사고가 나면 뒤따르는 파장도 크다. 제주항공은 사고 후 이틀 뒤까지 하루에 김포∼제주 노선 20여 편씩 운항이 지연됐고, 진에어의 경우 대체기 투입의 여파로 김포∼일본 오키나와 노선 운항 일정이 사고 하루 뒤인 4일까지도 15시간씩 지연됐다. 이는 LCC들이 운영하는 항공기 수 자체가 대형 항공사에 비해 적은 데다, 거의 모든 항공기를 항시 ‘풀가동’하고 있어 사고가 났을 때 대체편을 투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