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신·경제부
국내 매장 수가 뚜레쥬르보다 많은 파리바게뜨. 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1주일 전인 지난해 12월 28일 중국 상하이에 매장을 내면서 “국내 업체 최초로 해외 200호점 매장의 문을 열었다”고 홍보했습니다. 해외에 더 많은 매장을 냈는지를 두고 국내 제빵업체 1, 2위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한 건데, 어느 쪽이 진실일까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CJ푸드빌의 말이 맞습니다. 뚜레쥬르는 파리바게뜨 해외 200호점이 문을 열기 2주 전에 이미 중국 베이징에 해외 200호점을 냈기 때문입니다. 해외 매장 수에서 줄곧 파리바게뜨에 뒤졌던 뚜레쥬르가 역전을 한 것은 이때가 처음입니다.
두 업체가 신경전을 벌이는 배경에는 국내와 달리 해외사업의 성장 여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4일 내놓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중국과 미국에서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추진해 글로벌 사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CJ푸드빌은 중국 이외에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해외 사업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기대하는 바가 적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래서일까요.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두 업체가 올해 한마음으로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제빵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한 동반성장위원회의 결정이 더이상 연장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연장 여부는 다음 달 말에 결정됩니다. 규제가 연장된다면 두 업체 모두 국내 점포 수를 전년도 매장 수의 2%를 넘겨 늘릴 수 없어 국내에서의 성장에 발목이 잡히게 됩니다.
한우신·경제부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