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90% 이전 상태로 회복, 힘줄 8자 모양 연결 … 구속 향상 직접 연관성 없어
이 치료법은 끊어진 팔꿈치 인대를 다른쪽 팔꿈치의 인대로 교체해 팔꿈치기능을 예전처럼 회복시킨다. 약 40년 전 처음 시도된 뒤 운동선수들의 팔꿈치 부상 회복 및 재활에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일부 어린 운동선수들 사이에서는 기량을 빠르게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잘못 알려져 작은 부상인데도 수술대부터 오르려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야구선수들 중에서는 수술 후 구속이 5㎞ 가량 빨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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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존수술은 팔꿈치를 구성하는 위쪽 뼈와 아래쪽 뼈에 각각 두 개씩의 구멍을 낸 뒤 채취한 힘줄을 8자 모양으로 끼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최근엔 8자 모양 윗부분을 서로 연결시켜 신장력을 높이는 ‘도킹(docking)법’이 도입됐다. 이식된 힘줄은 시간이 지나면서 인대처럼 변해 팔꿈치를 지지해준다.
수술 후에는 3주간 팔에 부목을 댄 뒤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부목을 제거한 뒤 보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팔을 약 30도 구부리고 100도 정도 펴주는 운동을 실시한다. 재활엔 최대 1년 3개월이 소요된다.
박진영 네온정형외과 원장은 “프랭크 조브 박사가 처음 집도할 당시만 해도 수술 성공률이 65% 정도에 불과했지만 점차 수술기법이 발전하면서 94% 수준으로 향상됐다”며 “국내 연구에서는 수술 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된 환자가 90%, 회복은 됐지만 불편함이 약간 존재하는 환자는 4%, 수술 후 기능이 오히려 떨어진 환자가 5%, 아예 회복지 않은 환자는 1%의 비율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인대재건수술의 경우 1~2㎜ 오차만 생겨도 인대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돼 고도의 술기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스포츠의학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관련 논문이 발표되는 센터가 5군데에 불과하고, 국내에서도 토미존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은 부분마취, 한국은 전신마취 후 수술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박 원장은 “미국에서는 손상 부위와 같은 쪽 팔의 인대를 떼어 수술에 사용하기 때문에 굳이 전신마취를 할 필요가 없다”며 “국내의 경우 주로 사용하는 쪽의 팔 인대를 떼어내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전신마취 후 다른 쪽 팔의 인대를 채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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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를 던질 때 팔에 무리가 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팔꿈치를 비틀어 공에 스핀을 주는 변화구가 인대 손상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 여러 구종 중 슬라이더가 팔꿈치에 가장 많은 부담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원장은 “미국에서는 초등학교 선수는 직구와 커브만 던지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중학생을 대상으로하는 리틀 야구단도 변화구의 비율을 30% 이내로 한정한다”고 설명했다.
이 수술은 성장판이 닫힌 이후나 닫히기 직전인 환자에게만 적용 가능하지만 어린 나이임에도 구속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에 무조건 수술부터 받으려는 선수가 종종 있다. 미국에서도 토미존수술을 받은 18세 미만 투수의 비율이 15%에서 2005년 3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술 자체로 구속이 빨라진다고는 보기 어려우므로 어린 나이에 무리하게 수술받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박 원장은 “수술 후 6~15개월의 재활기간 동안 온몸을 쉬고 전반적인 신체기능이 향상되면서 구속이 향상되는 것”이라며 “공의 속도는 하체와 허리의 힘에서 51~53% 결정되기 때문에 단순히 팔 인대를 재건했다고 해서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수술은 야구선수에게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육체노동이 많은 일반인이나 체조·핸드볼·역도·유도선수에게도 시행된다. 물을 따르는 등의 일상생활에서는 내측인대보다 외측인대가 더 많은 영향을 끼치므로 일반인은 외측인대 재건을 받는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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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박정환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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