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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분열 수습 때가 늦었다” 탈당 굳힌듯

입력 | 2015-12-24 03:00:00

[야권 재편 소용돌이]




“짐을 쌀 생각을 한 것 같다.”

23일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을 만난 한 중진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 당 중진·수도권 의원들이 제안한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안을 받아들여 달라고 김 의원에게 요청한 자리였다. 이 제안은 문재인 대표의 ‘2선 후퇴’를 전제로 하고 있었기에 ‘문 대표 사퇴’를 주장해 온 김 의원을 설득할 수 있을 거라는 한 가닥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당 밖의 사람들과 통합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고 한다.

앞서 이날 오전 김 의원은 문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기 선대위를 수용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문 대표가 계속 책임을 지지 않고 버티다 야권 지지층의 외면을 받고 있다. 당이 이 정도로 분열된 상태까지 갔는데 책임지는 모습이 아니라 (위기를) 모면하려는 듯한 모습으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때가 늦었다”고 말했다는 게 한 비주류 의원의 얘기다. 나아가 김성수 대변인이 “조기 선대위를 하더라도 문 대표의 2선 후퇴는 아니다”라는 브리핑까지 나오자 김 의원의 ‘결심’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김 의원의 결정에 따라 호남 의원들의 잇단 탈당을 불러온 ‘반문(반문재인)’ 바람이 수도권에 상륙해 당의 분열은 심화될 수 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 ‘탈당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보도가 나오자 “왜 그런 기사가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부인하며 문 대표의 답을 기다리고 있던 김 의원도 결국 당내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중도신당 창당을 주장해온 정대철 상임고문과 24일 오찬을 함께하기로 해 탈당을 논의할지 주목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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