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사협회 “OECD서 한국·일본만 개원 불가능” … 의료계 “국민의료비만 상승” 우려
최근엔 안경사들의 타각적 굴절검사기 사용을 허용하는 ‘안경사 단독법’이 국회 법안 소관위원회에 상정되면서 안과 의사들과 안경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물리치료사들도 단독 개원을 허용해달라며 ‘물리치료사 단독개원법’ 입법을 추진하고 나서 개원가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병·의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물리치료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태식 부산 동의과학대 물리치료과 교수는 “의료기사 중 하나로 물리치료사가 묶여 있어 불합리한 부분이 존재한다”며 “회장이 된다면 물리치료사의 현실을 개선하고 발전할 수 있는 물리치료사법 단독법안을 개정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중점적으로 실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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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진 대한물리치료사협회 보건정책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 주최로 열린 ‘선진국형 재활치료제도 정착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물리치료사의 단독 개원을 주된 내용으로 한 의료기사법 개정안이 사회적 무관심과 직역의 이기심으로 번번이 무산됐다”며 “전문가인 의사의 처방 아래 약사들이 약을 조제하듯이 전문 물리치료원 개원을 허가해 의사의 처방을 받은 환자들이 편하게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개원가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병·의원과 의사단체들은 특정 직군에 대한 단독법이 의료계 전체의 질서를 혼란스럽게 하고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안경사나 물리치료사 등 특정 직능을 대상으로 단독법안을 신설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법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직역별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리치료에 대한 국민의 비용 부담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반대 이유 중 하나다. 한 정형외과 관계자는 “현행 의료수가 체계에서는 물리치료사가 단독으로 병원을 개원해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물리치료사들은 물리치료원을 유지하기 위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각종 비급여 치료항목을 만들어 수입을 늘릴 확률이 높고 이는 고스란이 국민의 의료비 부담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리치료사들도 무조건 개원 자격을 요구할 게 아니라 먼저 의료수가 현실화와 국민소득 증대 등 사회적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리는 게 현명하다”며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 개원해봐야 80%는 정도는 물리치료원 문을 닫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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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법에서 굳이 의료인만이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할 수 있다는 제한을 둔 이유는 그만큼 생명을 다루는 일이 어렵고도 높은 윤리의식과 의무를 요구하기 때문”이라며 “특정 기술이 있다고 해서 법적인 규제나 철저한 관리감독 없이 환자의 신체를 다루도록 방치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취재 = 박정환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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