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브랜드 첫번째 모델 ‘EQ900’ 공식 출시
○ 정몽구 회장 “세계 최고급 명차와 경쟁”
정몽구 회장 직접 신차 발표회 나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9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제네시스 EQ900’의 출시 행사에서 신차를 소개한 뒤 무대에서 내려오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행사장에는 EQ900 3대와 람다 3.8 V6 GDi 엔진, 람다 3.3 V6 터보 GDi 엔진, 구동계 시스템이 전시돼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고성능차 개발담당 부사장은 “EQ900는 일반 도로와 레이싱 트랙 모두에서 운전을 즐길 수 있는 차”라며 “강한 차체 덕분에 모든 기능이 조화롭게 작동하고 키가 193cm인 내가 뒷자리에 타도 편안하다”고 말했다.
EQ900는 제네시스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이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9일까지 사전계약 물량은 1만700대로, 지난해 전체 에쿠스 판매량 8487대를 훌쩍 넘겼다. 당초 현대차는 EQ900의 내년 판매 목표를 2만여 대로 잡았으나 목표를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품질 경영’을 강조해온 정 회장이 던진 승부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800만 대를 넘어섰지만 세계 1∼5위 자동차회사 중 고급 브랜드가 없는 곳은 현대·기아차뿐이었다.
○ 호사스러움과 첨단을 동시에
EQ900는 2012년 프로젝트명 ‘HI’로 개발에 착수했다. 투입된 연구진만 1200여 명에 이른다. 이름은 에쿠스(EQUUS)의 위상을 계승한다는 의미로 ‘EQ’와 완성, 절정을 의미하는 숫자 ‘9’를 결합해 지었다. 험난하기로 유명한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과 미국 모하비 주행시험장 등에서 성능을 검증했다.
특히 의자에 공을 들였다. EQ900의 운전석에는 현대차가 서울대 의대와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한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이 탑재됐다. 운전자가 키, 몸무게 등 신체 정보를 입력하면 현재 운전자세를 분석해 자동으로 시트와 스티어링 휠, 아웃사이드 미러 등 위치를 변경해준다. 오른쪽 뒷좌석의 ‘퍼스트 클래스 VIP 시트’는 항공기 1등석과 소파의 장점을 따왔다. 어깨부 경사, 헤드레스트 등 총 18개 방향(리무진 기준, 세단은 14개)으로 조절할 수 있다. 소음과 진동을 잡아 마치 ‘움직이는 서재’ 같다.
EQ900는 일반 강판보다 무게가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2배 이상인 초고장력 강판 적용비율을 16.3%에서 51.7%로 확대했다. 또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속도와 차선을 유지시켜 주고 도로 제한속도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차로를 변경할 때 사각지대 차량과의 추돌 위험상황이 감지되면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주는 ‘후측방 충돌회피 지원 시스템’이 국산차 최초로 적용됐다.
EQ900는 △람다 3.8 V6 GDi △람다 3.3 V6 터보 GDi △타우 5.0 V8 GDi 등 총 3개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이번에 처음으로 탑재된 3.3L 엔진은 최고 출력이 370마력, 최대 토크가 52.0kg·m로 동급 최대 수준이다. 리무진 모델은 내년 1분기(1∼3월)에 선보인다. 가격은 7300만∼1억1700만 원이다. 기존(에쿠스 기준 6783만∼1억946만 원)보다 소폭 올랐다.
강유현 yhkang@donga.com·박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