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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 7개… 인지야, 무겁지도 않니?

입력 | 2015-12-08 03:00:00

KLPGA투어 시상식 ‘전인지의 날’… 대상-다승-상금왕 등 휩쓸어
“해외진출 앞두고 한국 알리려 공식행사 처음으로 한복 입어”
인기상 박성현 등 의상도 화제




전인지(21)가 단아한 한복을 입고 등장하자 다른 동료 선수들까지 놀라움을 표시했다. 선배 이정민은 “어머, 인지 아니니”라며 반겼다. 금박이 들어간 아이보리 치마와 흰색 당의에 곱게 머리를 딴 전인지는 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1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상 시상식을 화려하게 빛낸 한 명뿐인 주연이었다.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5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상금왕(9억1376만 원), 최저 타수상(70.56타)에 대상까지 차지한 그에게는 이 밖에도 영광스러운 상이 쏟아졌다. 발길을 옮길 때마다 사인 요청과 카메라 셔터 세례가 쏟아진 전인지가 받은 트로피는 국내외 특별상 등 7개에 이르러 한 번에 들기도 힘들었다. 트로피를 받을 때마다 서로 다른 소감을 말하는 전인지의 언변도 최고였다.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하는 전인지는 “3주 전 시상식 의상으로 한복을 결정했다. 공식 행사에서 한복을 입은 건 처음인데 해외 진출을 앞두고 한국적인 이미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부 행사에서 봉황 문양이 들어간 1500만 원 상당의 수박색 당의 한복으로 갈아입은 그는 “박술녀 한복 디자이너가 도와주셨다. 나와 어울리는 색깔이라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즌을 마친 전인지는 겸손한 소감도 밝혔다. “한미일 3대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도 하고 올핸 참 행복했다. 행운이 많이 따랐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운은 똑같으니 새해엔 더욱 성실히 노력하겠다.”

전인지는 마지막 순서로 대상을 받은 뒤 가족의 사랑과 희생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참석 선수들은 저마다 감췄던 패션 감각을 과시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평소 보이시한 모습으로 필드에서 바지만을 고집하던 박성현과 김민선은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원색의 드레스로 시선을 끌었다. 시즌 3승을 거둔 박성현은 온라인 팬 투표 등으로 선정된 인기상을 받았다.

신인상은 박지영에게 돌아갔다. 일본 남녀 투어를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시즌 상금 2억 엔을 돌파한 이보미는 한복을 입고 해외특별상을 수상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