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여성이 승진하고 힘을 쥐는 걸 좋게 보지 않는다. 성취 지향적으로 행동하는 여성은 반발을 낳는다. -젠더, 만들어진 성(코델리아 파인·휴먼사이언스·2014) 》
최근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가 두 달간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그가 여성이었다면 이렇게까지 큰 화제가 되진 않았을 거다. “남성은 육아에 적합하지 않게 진화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주변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 결정이 더 주목받은 게 아닐까.
남녀의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건 어느새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남성은 목표 지향적이어서 이성적, 계산적이며 여성은 관계 지향적이기 때문에 감성적, 이타적이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사고의 바탕에는 남성과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다르고 둘을 구분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하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저자의 주장이 옳다면 사회에 존재하는 남녀의 차이는 사회문화적 결과물이라는 결론이 가능하다. 저자는 “사회가 천천히 변하듯 남성과 여성의 자아, 능력 등도 변한다”라고 말한다. 남성이 등하교 도우미를 하고 육아휴직을 내는 것 같은 작은 변화가 점차 사회를 남녀 구분 없는 모습으로 바꿀 것이라는 게 저자의 믿음이다. 우리는 어떤지, 여전히 ‘남녀 차이는 본질적’이란 믿음에 사로잡힌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